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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제목

박순정(1특)님의 글입니다. ><P>나보다 어린 그녀,</P> ><P>언뜻 보면 애기같다. </P> ><P>얼굴도 귀엽고 체구도 작고.</P> ><P>마음으로 그녀를 동생 취급하고 있었다.</P> ><P>그녀에게 아이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몇살인지 몰랐다. 아주 어린 아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P> ><P><BR></P> ><P>수술과 수술 후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가 다 끝나고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1년반이 지났다.</SPAN></P> ><P><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오랫만에 만난 그녀.</SPAN></P> ><P><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반갑다. </SPAN></P> ><P>항암치료 할 때 탁소텔 맞으면서 엄청 힘들어 했다.</P> ><P>몸이 너무 많이 부어서 거의 10kg 가까이 체중이 증가했었다.</P> ><P>무기력감이 너무 심해서 항암치료 마지막 무렵에는 환자가 나한테 말도 잘 안할 정도였다. '</P> ><P>내가 '너무 힘든데 치료 그만할까요?' 그러면 </P> ><P>'지금까지 한게 어딘데 지금 포기하냐'며 끝까지 할거라고 강단을 보였다.</P> ><P><BR></P> ><P>그렇게 힘들었던 치료가 끝나고 정기검사를 하러 외래에 왔다.</P> ><P>충청도에 사는 그녀는 손수 차를 몰고 병원에 다닌다.</P> ><P>이제 붓기가 다 빠져서 예전처럼 날씬해졌다. </P> ><P><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런데 몇달 전부터 수술한 쪽 팔에 림프부종이 생겼다. </SPAN></P> ><P><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사는 곳 근처 재활의학과에서 치료받아도 잘 낫지 않는다며 우리 병원 재활의학과를 한동안 다니기도 했다. </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아직도 팔이 좀 부어보인다.</SPAN></P> ><P><BR></P> ><P><BR></P> ><P><SPAN style="COLOR: rgb(9,0,255)">팔 부은건 요즘 어때요?</SPAN></P> ><P><BR></P> ><P><BR></P> ><P><SPAN style="COLOR: rgb(255,0,221)">두시간 정도 운전만 해도 팔이 다시 붓고 아파요.</SPAN></P> ><P><BR></P> ><P><BR></P> ><P><SPAN style="COLOR: rgb(9,0,255)">많이 힘들어요?</SPAN></P> ><P><SPAN style="COLOR: rgb(9,0,255)">아직 딱딱하지는 않네요. 붓기가 심하지는 않은거 같아요. </SPAN></P> ><P><SPAN style="COLOR: rgb(9,0,255)"><BR></SPAN></P> ><P><SPAN style="COLOR: rgb(9,0,255)"><BR></SPAN></P> ><P><SPAN style="COLOR: rgb(255,0,221)">아직은 견딜만 해요.</SPAN></P> ><P><BR></P> ><P><BR></P> ><P>그녀의 대답에서는 예전의 오기와 강단이 느껴지지 않는다. </P> ><P>맥이 좀 풀린 것 같다.</P> ><P><BR></P> ><P>그녀는 원래 치료를 받으면서도 자기 증상에 대해 잘 말하지 않는 편이었다.</P> ><P>그렇지만 내가 물어보면 항암제 독성들이 꽤 심했다.</P> ><P>증상이 심한데 왜 말하지 않냐고 하면 </P> ><P>항암치료가 쉬운 거냐고, 그냥 견뎌야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P> ><P>남의 일 얘기하듯, 무심하게, 사람이 참을 줄도 알아야지 뭐 그런 식으로 반응했다.</P> ><P>쏘 쿨.</P> ><P><BR></P> ><P>그런데 </P> ><P>오늘 만난 그녀는</P> ><P>원래 그녀에게서 느껴졌던 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P> ><P><BR></P> ><P><BR></P> ><P><SPAN style="COLOR: rgb(9,0,255)">어디 불편한데 없어요?</SPAN></P> ><P><SPAN style="COLOR: rgb(9,0,255)">관절 마디마디 아픈데는 없나요?</SPAN></P> ><P><SPAN style="COLOR: rgb(9,0,255)">잠은 잘 자요?</SPAN></P> ><P><SPAN style="COLOR: rgb(9,0,255)">얼굴 화끈거리는 증상은 없나요?</SPAN></P> ><P><BR><SPAN id=callbacknestbravomybreastcom9263387 style="FLOAT: right; WIDTH: 1px; HEIGHT: 1px"></SPAN></P> ><P><BR></P> ><P><SPAN style="COLOR: rgb(255,0,221)">온 몸이 아파요.</SPAN></P> ><P><SPAN style="COLOR: rgb(255,0,221)">잠도 잘 못자구요.</SPAN></P> ><P><BR></P> ><P><BR></P> ><P>타목시펜 때문에 생길 수 있는 폐경기 증상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니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다.</P> ><P>타목시펜 먹은지 1년반이 지났는데 아직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 </P> ><P>더 심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P> ><P><BR></P> ><P><BR></P> ><P><SPAN style="COLOR: rgb(9,0,255)">자꾸 짜증나고 그래요?</SPAN></P> ><P><BR></P> ><P><BR></P> ><P><SPAN style="COLOR: rgb(255,0,221)">네.</SPAN></P> ><P><SPAN style="COLOR: rgb(255,0,221)">우리 딸이 나한테 엄마 성격 이상해졌다며 걱정해요.</SPAN></P> ><P><SPAN style="COLOR: rgb(255,0,221)">그래도 약 때문이니까 이해해준대요.</SPAN></P> ><P><BR></P> ><P><BR></P> ><P><SPAN style="COLOR: rgb(9,0,255)">딸이 그런 것도 알아요?</SPAN></P> ><P><SPAN style="COLOR: rgb(9,0,255)">그런 걸 이해해 줄 정도로 큰 딸이 있나요?</SPAN></P> ><P><BR></P> ><P><BR></P> ><P><SPAN style="COLOR: rgb(255,0,221)">초등</SPAN><SPAN style="FONT-SIZE: 9pt; COLOR: rgb(255,0,221); LINE-HEIGHT: 1.5">학교 6학년이에요.</SPAN></P> ><P><BR></P> ><P><BR></P> ><P><SPAN style="COLOR: rgb(9,0,255)">어머, 그렇게 큰 딸이 있었어요?</SPAN></P> ><P><SPAN style="COLOR: rgb(9,0,255)">난 대여섯살짜리 꼬맹이 엄마인줄 알았어요.</SPAN></P> ><P><BR></P> ><P><BR></P> ><P>그녀가 처음으로 웃는다.</P> ><P><BR></P> ><P><SPAN style="COLOR: rgb(255,0,221)"><BR></SPAN></P> ><P><SPAN style="COLOR: rgb(255,0,221)">자꾸 화가 나고 신경질도 많아졌어요.</SPAN></P> ><P><SPAN style="COLOR: rgb(255,0,221)">그래서 애들한테도 자꾸 짜증을 부리는 거 같아요.</SPAN></P> ><P><SPAN style="COLOR: rgb(255,0,221)">큰 애가 그런 나를 보면서 성격이 변했다고 생각하나봐요.</SPAN></P> ><P><SPAN style="COLOR: rgb(255,0,221)">이해해 준다고 말은 하지만</SPAN></P> ><P><SPAN style="COLOR: rgb(255,0,221)">내가 봐도 내가 너무 변덕스럽고 히스테리 부리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SPAN> </P> ><P><BR></P> ><P><BR></P> ><P>나는 잠시 호흡을 고르고 진지하게 그녀에게 묻는다. </P> ><P><BR></P> ><P><BR></P> ><P><SPAN style="COLOR: rgb(9,0,255)">우울한가요?</SPAN></P> ><P><BR></P> ><P><BR></P> ><P>순식간에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P> ><P>힘든 항암치료 기간에 한번도 보지못한 눈물이다. </P> ><P><BR></P> ><P><BR></P> ><P><SPAN style="COLOR: rgb(255,0,221)">네.</SPAN></P> ><P><BR></P> ><P><BR></P> ><P><SPAN style="COLOR: rgb(9,0,255)">약 때문에 그런 거에요. 알죠?</SPAN></P> ><P><SPAN style="COLOR: rgb(9,0,255)">나한테 무슨 문제가 생긴건 아니라구요. 알고 있죠?</SPAN></P> ><P><BR></P> ><P><BR></P> ><P>나는 다그치듯 채근하며 괜찮다는 그녀의 대답을 들어보고 싶어서 애를 쓴다. </P> ><P>그녀를 안심시켜주고 싶은 마음에 나도 초조하게 자꾸 질문을 던진다.</P> ><P><BR></P> ><P>동생같은 그녀의 마음이 느껴지니 안타깝다. </P> ><P>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괜찮은 척 하는 그녀의 마음이 느껴진다. </P> ><P><BR></P> ><P><BR></P> ><P><SPAN style="COLOR: rgb(9,0,255)">우울한 마음이 심하면 정신과 선생님 만나 볼까요?</SPAN></P> ><P><BR></P> ><P><BR></P> ><P><SPAN style="COLOR: rgb(255,0,221)">아직 괜찮아요.</SPAN><SPAN style="COLOR: rgb(255,0,221)"> </SPAN></P> ><P><SPAN style="COLOR: rgb(255,0,221)">괜찮아 질거에요. </SPAN></P> ><P><BR></P> ><P><BR></P> ><P><SPAN style="COLOR: rgb(9,0,255)">그래요, 그렇게 엄마를 이해해주는 큰 딸이 있는데 엄마가 힘 내야죠. </SPAN></P> ><P><SPAN style="COLOR: rgb(9,0,255)">잘 지낼 수 있죠?</SPAN></P> ><P><SPAN style="COLOR: rgb(9,0,255)">우울감이 심하면 정신과 선생님의 도움을 받읍시다. </SPAN></P> ><P><SPAN style="COLOR: rgb(9,0,255)">그렇게 할거죠?</SPAN></P> ><P><BR></P> ><P><BR></P> ><P><SPAN style="COLOR: rgb(255,0,221)">네</SPAN></P> ><P><BR></P> ><P><BR></P> ><P><SPAN style="COLOR: rgb(9,0,255)">오늘 입고 온 원피스 예쁘네요.</SPAN></P> ><P><SPAN style="COLOR: rgb(9,0,255)">잘 어울려요.</SPAN></P> ><P><SPAN style="COLOR: rgb(9,0,255)">아주 날씬해 보여요. </SPAN></P> ><P><BR></P> ><P><SPAN style="COLOR: rgb(255,0,221)">그래요?</SPAN></P> ><P><SPAN style="COLOR: rgb(255,0,221)">예전 처녀 때 입었던 옷이에요</SPAN><SPAN style="COLOR: rgb(255,0,221)">. ㅎㅎ</SPAN></P> ><P><BR></P> ><P><SPAN style="COLOR: rgb(9,0,255)">몸매가 유지되고 있군요. 대단해요.</SPAN></P> ><P><BR></P> ><P>우린 언제 심각한 이야기를 했냐는 듯이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헤어진다.</P> ><P>그렇게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때가 좋은 때다. </P> ><P>그녀에게는 그렇게 소소한 마음으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주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P> ><P><BR></P> ><P>사람은 누구나 존재에 대한 인정과 긍정적인 피드백을 필요로 한다. </P> ><P>아플 때는 더 그렇다.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