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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은미 작성일 2010-07-28
제목 나무가 전하는 이야기 조회수 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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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전하는 이야기<br><br>새들이 나를 찾을 때, <br><br>새들은 자신에게 좋은 가지를 가려서 찾을 것이다. <br><br>그렇다면, 내가 새를 품을 때도, 가려서 품겠는가? <br><br>새들은 나의 가지들 중에, 자신에게 평온한 가지를 골라 <br><br>둥지를 틀 것이다, 노래할 것이다. <br><br>새들은 각자의 생각으로, 그 안락한 보금자리가, <br><br>언제까지나 자신의 것으로 남아 주기를 바랄 것이다. <br><br>그렇다면, 나도 그러하겠는가? <br><br>새들이 나의 그늘 아래 영원히 머물기를 바라겠는가? <br><br>나는 아는 까닭이다. <br><br>새들은 때에 이르러 떠나고, 또 떠날 것이나, <br><br>떠나는 그 길이, 곧 귀로의 시작이라는 것을, <br><br>여기를 떠나는 것은, 곧 저기에 돌아오는 것이다. <br><br>지금, 여기를 떠나는 일은, <br><br>내일, 저기로 돌아오는 일이다. <br><br>여기와 저기, 지금과 내일은, 오직 한 몸으로 서 있다는 것을 <br><br>나는 아는 까닭이다. <br><br>또, 떠났던 새들은, 지치고 상처 입을 것이다. <br><br>먼 훗날에, 다시 나의 가지로 돌아와 물을 것이다. <br><br>왜, 당신은 그때의 그 자리에 서 있지 않느냐고... <br><br>왜, 다른 새들이 자신의 안식처를 차지하도록 놓아두었냐고. <br><br>나는 대답할 것이다. <br><br>당신이 처음에 나를 알았을 때를 생각해보라. <br><br>당신과 당신들 하나하나가, 각각 나의 어느 가지를 흔들며, 노래할 때, <br><br>내 무성한 가지며, 잎들은 얼마나 행복했는가.... <br><br>크고 작은 행복이 당신들로 인해 내 가지에 잦아들었다. <br><br>당신은 또 이렇게 나를 원망하기도 할 것이다. <br><br>왜 당신의 품은 온전히 나만의 것이 될 수 없는가.... <br><br>나는 또 대답할 것이다. <br><br>나는 언제나, 온전한 당신만의 품이었노라. <br><br>그 때에도, 앞으로도, 그리고 영원히 그러하리라. <br><br>나는 많은 새들을 품었으나, <br><br>그중에 당신은, 노랑색 깃을 가진, 맑게 노래하는 새였다. <br><br>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보배였다. <br><br>또 다른 당신은, <br><br>파랑색 깃을 가진, 그윽이 사색하는 새였다. <br><br>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스승이었다. <br><br>또 다른 당신은, 빨강색 깃을 가진, 정열의 의지 가진 새였다. <br><br>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우정이었다. <br><br>그렇게 나는 당신을 기다리며,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었다. <br><br>나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변치 않고, 그 자리에 있다. <br><br>그러나, 당신이 먼 훗날 돌아와 보게 되는 나의 모습은, <br><br>당신을 배웅하던 내 모습과는 다르게 보일 것이다. <br><br>당신이 돌아와 보게 되는 내 모습은, 당신이 나를 떠날 때, <br><br>배웅하던 나의 뒷모습임을 기억하라. <br><br>나는 항상 당신을 위해, 흐름 속에서, 그대로이고자 했다. <br><br>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을 위해서, <br><br>나를 지키고자 싸웠다. <br><br>어느 날은 폭풍우가 달려와 사납게 나를 흔들었다. <br><br>어느 날은 겨울의 바람이 온몸에 가시채찍으로 상처를 그어 댔다. <br><br>어느 날은 가뭄 끝에 뿌리가 말라, 나의 일부가 생명을 잃었다. <br><br>모든 조건들과 나는 싸웠다. 꺾이고, 시달렸지만, <br><br>나는, 그 모든 시련들조차 품어냈다. <br><br>내가 그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그 이유는 <br><br>내 뿌리가 깊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br><br>내 줄기가 튼튼했기 때문도 아니었다. <br><br>내 잎들이 유연했기 때문도 아니었다. <br><br>내가 이겨낼 수 있었던, 오직 하나의 이유는 <br><br>가슴 속에 당신들을 품었기 때문이다. <br><br>나의 용기와, 나의 의지는 <br><br>모두가 당신들로 인하여 일어나는 것임을 기억하라. <br><br>나는 오늘도 눈을 감은 채, 바람 부는 언덕에 선다. <br><br>두 팔을 넓게 벌리고, 가지 끝의 무수한 잎들을 펼치고.... <br><br>영겁의 시간을 견디며, 당신들을 기다린다. <br><br>내가 기다리면서, 익히는 것은 <br><br>가지마다 주렁주렁 열리는, 당신들의 둥지이며, <br><br>당신들의 행복이라는 열매이다. <br><br>그리고 그 열매는 또한 나의 행복이기도 하다. <br><br>훗날, 내 가지 위로, 얼마나 많은 새들이 날아와 앉고 <br><br>또 떠날는지 나는 알 수 없다. <br><br>단지 나는, 내 가지 위에 있는 어떠한 새에게도, <br><br>할 수만 있다면, 그늘을 나누어 주고 싶다. <br><br> 그러나 나에게는 또, 새들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br><br>나에게는, 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br><br>함께 숲을 이룰 나무친구들도 필요하기 때문에. <br><br>친구들이여, 기억해다오. <br><br>당신들의 나무는, 당신만의 것이 될 수 없기에 <br><br>끝까지 당신 곁에 서 있게 되는 것임을. <br><br>당신만의 것으로 할 수 없기에 <br><br>마지막에 돌아갈 수 있는, 오직 한 곳으로 남는 것임을. <br><br>당신만의 것으로 아니했기에.... <br><br>때에 이르러 당신의 영혼이 쉴 수 있는, <br><br>샘터로, 그늘로 남는 것임을. <br><br> <br><br>-Caine(케인) <br><br>[출처] 나무가 전하는 이야기|작성자 케인<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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