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중심 치료(person-centered therapy)

칼 로저스(1902~1987)

[치료 이론]

1.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내담자의 성장을 촉진함으로써 현재와 미래의 문제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심리적 성장을 위해 내담자가 자신의 경험을 좀 더 자각하고 인식하여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잘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인 지향적 삶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적 욕망과 경험에 귀를 기울이며 자기주도적인 진실 된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궁극적 목표는 ‘온전히 기능하는 사람’이 되도록 돕는 것이다.

실현 경향성이 잘 발현되기 위해서는 네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⓵ 자신의 경험에 대한 개방적 태도

⓶ 자기 수용과 자기 신뢰

⓷ 자신의 경험과 기준에 의한 평가 진단

⓸ 자신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의지

인간 중심 치료자는 위의 조건이 잘 발현되도록 더 잘 수용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치료적 분위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2. 치료 원리

로저스에 따르면 심리치료의 핵심은 자기와 경험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경험을 자각하고 수용하여 자기 개념에 통합시키는 것이 적응과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내담자의 치료적 변화는 자신의 유기체적 경험을 탐색하고 자각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자신의 몸과 마음에 떠오르는 감각, 욕망, 감정, 사고, 행동을 있는 그대로 자각하고 이러한 경험을 자신의 일부로 수용하는 것이다. 자기 수용과 신뢰가 증진되면 방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내면적 욕구나 감정에 대한 솔직한 자기표현이 가능해진다. 타인의 평가에 의존하기보다 자신의 욕구와 선호에 따른 선택과 결정이 가능해진다. 이런 변화로 인해 내담자는 현실을 왜곡 없이 좀 더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에 효과적으로 대응함으로써 현실적인 문제해결 능력이 향상된다. 그 결과 자기 존중감이 증진되고 자신의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증가하면서 자기와 경험 간에 일치가 높아진다.

3. 치료의 핵심 조건

방어적 태도는 타인으로부터 조건적 존중을 받으며 인식한 가치의 조건을 내면화한 자기 개념의 경직성에 근거한다. 심리치료는 내담자의 자기 개념에 대한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유기체적 경험을 지각하여 자기 개념으로 통합하도고 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치료자는 조건적이고 가치 평가적인 관계와는 다른 새로운 관계를 제공해야 한다.

내담자는 자기실현과 성장을 위한 모든 잠재력을 이미 지니고 있으나 척박한 환경으로 인해 자라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내담자의 성장을 촉진하는 조건은 일치성(진실성), 무조건적인 긍정적인 존중, 그리고 공감적 이해이다.

1) 일치성(진실성)

내담자의 성장을 촉진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일치성이다. 진실하기 위해서는 치료자가 자신이 자기와 경험을 일치시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치료자는 내담자와의 치료관계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내면적 경험을 알아차리고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진실성은 치료자가 과정에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치료자의 자기 이해와 자기 수용이 선행되어야 한다. 치료자는 내면적 경험을 개방적인 태도로 자각하여 자신의 일부로 수용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치료자는 내면적으로 경험하는 것과 내담자에게 외현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일치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진실성은 자신의 내면에 흐르고 있는 경험과 항상 접촉하여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진실하게 존재하려는 의지를 뜻한다. 진실성은 새로운 관계 형성에 매우 중요하다. 치료자가 자신의 약점까지도 숨김없이 드러낼 때 내담자 역시 자신의 약점을 공개하고 자신의 현재 상태를 수용하게 된다. 진실성은 자기 노출과 구별된다. 자기 노출은 자신에 관한 개인적 정보와 경험을 드러내는 것으로 진실성과 유사하지만, 진실성은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경험하는 것에 대한 반응이라는 점에서 자기 노출과는 차이가 있다. 진실성은 치료관계에 매우 중요하다.

2)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

로저스에 따르면 긍정적 존중에 대한 욕구가 인간에게 보편적이고 집요하다고 믿었다. 내담자는 이러한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상태에서 치료자를 찾는다. 내담자가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치료자로부터 긍정적 존중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은 내담자의 생각, 감정, 행동에 대해서 어떠한 판단이나 평가도 내리지 않는 치료자의 순수한 보살핌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긍정적 존중은 수용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은 내담자를 격려하기 위해서 무조건 칭찬해 주거나 따뜻한 태도로 친밀감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개인의 모든 것에 대한 무조건적인 수용과 가치 있는 존재로서의 존중을 의미한다. 내담자가 부정적인 감정과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더라도 긍정적이고 성숙한 감정을 표현할 때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수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3) 공감적 이해

공감적 이해는 치료자가 마치 내담자가 된 것처럼 그의 심정을 느끼는 것이다. 치료자가 주관적인 경험 세계를 정확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담자가 경험하고 있는 감정들과 개인적인 의미들을 치료자가 정확하게 감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치료자는 자신의 관점이 아니라 내담자의 관점에서 그가 생각하고 느끼는 내면적 경험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공감은 강력한 치료적 요인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세계의 갇힌 외로운 존재이다. 누군가가 자신의 마음을 깊이 이해해주는 것은 커다란 위안이자 감동이다. 고통스러운 경험 속에서 힘들고 외롭게 살아가는 내담자의 마음을 치료자가 정확하게 이해하고 깊이 공감해 주는 것은 강력한 치료적 효과를 지닌다. 치료자의 공감은 이해받고 수용된다는 느낌뿐 아니라 심리적 유대감을 느끼게 해준다.

내담자의 내면세계 속에 치료자는 믿을 만한 동반자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공감은 내담자로 하여금 고통스러운 감정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신의 내면세계를 더 깊게 탐색하며 현실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의욕과 활기를 북돋아 준다. 공감은 내담자 생각에 동조하거나 내담자를 측은하게 여기는 동정과 다르다. 또한 단순히 내담자의 감정을 추측하여 고개를 끄덕이거나 위로하는 것이 아니다. 공감은 내담자의 감정에 빠져들지 않으면서 내담자의 감정을 자신의 감정인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치료자는 안정된 정체감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자신의 세계로 되돌아갈 능력을 잃지 않은 채 ‘마치 내담자인 것처럼’ 그의 경험 세계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치료자는 치료 과정에서 내담자가 순간순간 느끼는 경험과 감정을 민감하게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치료기법

특정한 문제 해결보다 내담자 자체에 초점을 맞추며 구체적인 기법보다 기본적 태도를 중요시한다. 특별한 기술이나 기법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인간 중심 치료에서 그러한 것들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인간 중심 치료는 치료자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치료자가 어떤 존재이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치료자의 기본 태도는 진실성, 무조건적 존중, 공감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인격과 성품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져서 내담자에게 전달되는 것이며 특정한 언어와 행동의 기술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진솔하게 나타낼 수 있는 진실성을 지니지 못한 사람에게 어떻게 해야 진실하게 보이는지를 말해주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치료자자가 진실하게 무조건적 존중과 공감을 표현하는 방법은 치료자의 스타일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치료자가 진실한 태도를 함양하고 무조건적 존중과 공감을 내담자에게 진실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진실하려고 노력하기

내담자에게 진실해지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잘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내면세계를 깊이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속마음을 잘 알지 못하고 진실한 것은 불가능하다. 치료자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잘 포착해야 할 뿐 아니라 그것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내면세계를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내담자에게도 그것을 적절하게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 중심 상담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세심하게 바라보고 수용하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2) 적극적인 경청하기

적극적 경청은 내담자의 자기표현과 자기탐색을 촉진한다. 자기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치료자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적극적으로 내보이고 이를 위해서 자신의 내면세계를 탐색하게 된다.

치료자는 내담자의 내면세계를 탐색하여 자신이 공감적으로 이해한 바를 전달한다. 공감적 반응은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이 깊이 이해받는다는 느낌을 통해 치료자에 대한 신뢰를 증가시켜 자기표현을 증진 시킨다. 이런 점에서 적극적 경청은 치료자와 내담자가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는 상호적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3) 공감적으로 반영하기

반영하기는 치료자가 내담자의 내면세계에 대해서 이해한 바를 전달하는 것이다. 치료자의 마음에 비쳐진 내담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공감적 탐색의 초기 단계에는 치료자가 내담자의 언어적 전달 내용에 근거하여 가장 두드러진 생과 감정에 대한 공감적 추측이 가능해진다. 치료자는 이러한 공감적 이해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치료자가 공감적 이해는 정확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자신의 공감적 이해가 얼마나 정확한지를 탐색해 볼 필요가 있다. 치료자는 내담자를 더 잘 알게 될수록 내담자의 언어적 표현 이면을 이해할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심지어 내담자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감정들을 인식하고 전달할 수 있다.

4) ‘지금-여기’의 즉시성

내담자의 과거의 경험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내담자를 변화시키는 가장 강렬한 상호작용은 대부분 치료자와 내담자 사이에 직접적으로 경험되는 감정과 생각을 다루면서 일어난다. 효과적인 치료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여기’에서 경험하는 생생한 체험을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 중심 상담 치료에서 즉시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치료자와 내담자가 서로의 관계에서 갖게 되는 생각과 감정을 즉각적으로 탐색하고 확인하고 논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담자가 치료자의 관계 속에서 경험하고 있는 ‘지금-여기’에서의 즉시적인 생각과 감정들은 심리치료에서 중요한 재료이다.

5) 자기 노출하기

치료자는 필요한 경우 자신의 내면세계를 노출할 수 있다. 자기노출은 치료자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내담자에게 내어 보이는 것을 말한다. 진실한 치료관계에서는 치료자가 내담자의 내면세계를 이해할 뿐 아니라 내담자도 치료자의 내면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자의 적절한 자기 노출을 통해서 내담자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자의 자기 노출을 통해서 내담자는 그가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정보에 근거하여 자신의 관점을 되돌아보고 수정할 수 있다. 또한 내담자는 과거에는 위협적인 것으로 느껴져서 시도하지 못했던 타인과 비료를 치료자와 안전한 상황에서 진지하게 하게 됨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변화할 수 있다. 지지적이고 공감적인 관계는 내담자로 하여금 비교정보에 근거하여 새로운 생각과 행동을 진취적으로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6) 치료자의 개성 살리기

치료자의 성격과 스타일에 따라 창조적인 방식으로 치료하길 권했다.

[상담이론정리 : 권석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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