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일까?

왜 지금 여기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그것이 더 궁금해졌다.

나는 지금까지 어디에 있었지?

여기 이 방안에?

아니면 또 다른 곳에?

그래서 나는 참으로 열심히 나를 찾아 다녔다.

그리고 오늘 참다운 나를 만날 수 있었다.

칠십사세의 정상에서

그동안 나는 참으로 험악한 세월을 보냈다.

모질기도 했고 가엽기도 했다.

나 자신이 너무 불쌍해서 눈물을 흘리는 날이 너무 많았었다.

휘청휘청.

허이허이

가시밭길인지 진창길인지 자갈 밭인지 모래밭인지도 모르면서

힘들 길을 참으로 열심히 살아왔다.

그리고 오늘 정상에 서서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니

그리 험한 길도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런 것들은 누구나가 다 겪는 일이었고

겪을 수도 있는 길이었다.

얘야, 그동안 넌 참으로 많은 고생을 치렀지만

그건 다 너를 위한 연단의 일이었어.

그 때문에 지금 너는 평안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잖니.

그것으로 넌 족한 사람이 되었단다.

이젠 아무런 여한도 없다.

내가 나를 만났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