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분모

어떤 집에 강도가 들어 주인에게 권총을 겨누며 고함을 질렀다.

“손 들어!”

집주인이 왼손을 번쩍 들자 강도가 무서운 얼굴로 다그쳤다.

“왜 오른손은 들지 않는 거야?”
“신경통 때문에 오른팔은 들 수가 없습니다.”
“신경통이라구? 사실 나도 신경통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데…….”

강도는 신경통이라는 말에 한결 부드러운 태도를 보였다.

강도는 본래의 목적을 망각한 채 신경통에 좋다는 약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신경통 증세와 치료 방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집주인은 상대가 강도라는 것도 잊고 신바람나는 대화를 나누었다.

이것은 오 헨리(O Henry)의 단편 소설에 있는 이야기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젊었을 때의 일화에 이런 것이 있다.

자기를 몹시 비판하는 상사와 사이좋게 되는 방법을 생각하던 중,
그 상사가 많은 책을 가진 애서가(愛書家)라는 것을 알고는
아주 보기드문 책을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같은 취미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급속히 친해졌다고 한다.

우리 주위에는 대하기 어려운 상대가 있다.

성격이 까다롭거나 엄한 경우도 있고,
권위주의 때문에 사람을 가까이 하지 않는 타입도 있다.

그런 사람이 자주 만나야 할 사람이거나 반드시 만나야 할 사람인 경우에는
소극적으로 피하기만 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친구나 애인을 만들려고 할 때, 거래관계를 개척할 때,
취미, 화제 등에서 공통분모를 찾는 노력을 해 본다면  

좀 더 쉽게 관계를 개선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자기만의 판단으로 옳다, 그르다를 생각하면

서로간의 공통분모를 찾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