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바넘 효과(Barnum Effect)

"애매할수록 그럴듯하게 들린다."

 점괘는 매우 일반적이다. 그래서 점술가들이 하는 얘기는 다 맞는 것 같다. 12개의 별자리, 십이간지, 그리고 토정비결, 역학의 해석들은 일반적인 특성을 기술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점괘가 마치 자신을 잘 나타내는 것처럼 받아들이고, 그런 점괘가 정확하다는 착각을 한다. 이렇듯 어떤 일반적인 점괘가 마치 자신을 묘사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현상을 '바넘 효과'라고 한다.

바넘(Phineas Barnum) /미국의 엔터테이너, 기업인, 쇼맨이다.

 19세기 말 미국의 엔터테이너, 사업가이자 쇼맨이었던 바넘(Phineas Barnum)은 서커스단의 일원으로 미국 전역을 여행하면서, 서커스에서 관람객들의 성격(성격심리학 참조)을 알아맞히는 마술로 유명인사가 되었다. 사람들은 그가 속임수를 쓴다고 생각하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생각으로 자원해 무대로 나갔으나 바넘은 조금도 주눅이 들거나 당황하지 않고 이내 그 사람의 성격을 정확하게 맞췄으며, 바넘의 비판자였던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추종자로 변하게 되었다. 이러한 바넘의 놀라운 능력은 미국 전역에서 회자되면서 많은 사람들과 돈을 끌어 모았다.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은 그가 속임수를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그 속임수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에는 실패하였고, 1세기가 지난 후에야 심리학자 포러(Bertram Forer)에 의해 바넘의 놀라운 능력의 비밀이 밝혀졌다.

 포러는 자신이 제작한 새로운 성격 검사(심리 검사 참조)를 학생들에게 실시하였고, 일주일 후 학생들의 이름이 적힌 검사 결과지를 모두에게 나눠주었으며, 결과지에는 개인의 성격이 묘사되어 있었다. 포러는 학생들이 옆 사람의 결과지를 보지 않게 한 후에, 검사 결과가 자신의 실제 성격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0점에서 5점까지 점수를 매겨보라고 하였는데, 0점은 ‘전혀 맞지 않다’였고, 5점은 ‘매우 정확하다’였다. 학생들의 점수는 평균 4.26점이었다. 다시 말해 검사 결과가 자신의 실제 성격과 매우 일치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함정이 있었다. 즉 학생들이 받은 결과지는 모두 동일한 것이었지만, 학생들은 모두 자신의 성격을 잘 묘사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실험은 여러 차례 반복되었지만, 언제나 평균은 4.2점 근처였다. 바넘 효과는 포러가 밝혀냈다고 해서 포러 효과(Forer effect)로도 불린다.

이런 결과가 발생하는 이유는 포러가 학생들에게 나눠주었던 성격 묘사 결과지를 통해 알 수 있다.

*<설문지의 예>

당신은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거나 존경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경향이 있다.

당신은 장점으로 살리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비록 약점도 있지만 그것에 대한 대응책을 가지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스스로를 잘 통제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때때로 당신은 옳은 결정을 했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하곤 한다.

당신은 변화와 다양성을 선호하지만 한계에 부딪힐 때면 만족하지 못한다.

당신은 자신이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가 없이는 사람들의 말을 수용하지 않는다.

당신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때때로 당신은 외향적이고 붙임성 있으며 사교적이지만, 때로는 내향적이고 사람을 경계하며 위축되기도 한다.

당신의 소원 중 어떤 것들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안전은 당신의 인생에서 주요한 목표 중 하나다.

 이와 같은 애매한 표현들은 이 세상 어느 누구에게도 적용될 만한 것들이다. 결국 바넘이 사람들의 성격을 잘 맞춘 것도 바로 이런 식으로 성격을 묘사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애매한 상황을 자신의 입장에 맞게 생각한다. 일종의 하향 처리(상향 처리 vs. 하향 처리 참조)다. 이런 면에서 보았을 때 혈액형에 따른 성격 유형이나 역술과 점술, 타로점 모두 바넘 효과일 수 있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심리 검사를 제작할 때 검사 결과에 바넘 효과가 개입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다음백과에서 일부 발췌 요약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