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조이산어록(正祖李祘語錄) - 효도

"봄에 능에 참배하려 할 때 마침 탄신을 맞이하였는데, 신주를 모셔두는 자리에 이르자마자 구슬 같은 눈물을 줄줄 흘렸고, 향을 배향하며 울부짖으며 애통해하니 뭇 신하들이 감히 바라볼 수가 없었다."

효란 부모를 공경하며 부모를 섬기는 일을 말한다. 효는 조선 시대의 윤리도덕적인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중의 하나였다.

정조의 어린 시절, 아버지인 사도세자는 뒤주에 갇혀 굶어죽었다. 영조시기 지배 당인 노론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모함을 받고 죽은 것이다. 세손 홀로 아버지의 무고함을 영조에게 아뢰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로 인하여 정조는 가슴에 한을 품고 살아가게 되는데 왕위에 오르면서 사도세자의 아들임을 천명한다. 어머니 혜경궁에 대한 마음은 아버지 사도세자를 잃었기에 더 애틋하게 남았는지 모를 일이다.

정조는 왕위에 올랐지만 어머니 혜경궁은 대비가 될 수 없었다. 왕실의 어른으로서 영조의 비인 정순왕후가 살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머니 혜경궁의 위치는 모호했다. 영조와 정조의 통치시기에는 여성의 가채를 금할 정도로 근검절약을 강조한 시기이기에 더더욱 검소한 생활을 했다. 화려한 생일잔치도 없었고 밥상의 찬조차 몇 가지 되지 않을 정도였다. 정조는 어머니의 회갑을 준비하며 "회갑을 맞은 그해의 기쁨은 어버이께서 태어나신 갑자를 다시 만났음을 기뻐하는 것이요, 그 다음해의 경사는 어버이께서 기필하기 어려운 고령의 연세를 잘 누리시게 되었음을 경하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해의 기쁨은 그 기쁨 속에 두려움이 깃들어 있으니,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 어버이께서 이제부터 점차 늙어지시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다른 생일은 그냥 지나치고 물리는 겸손함을 보여준 그녀였기에 아들 정조의 애틋함은 더했다고 보여진다. 나중에 둘째 아이가 어머니의 생일에 태어남으로 나라의 큰일을 맞았다 하여 잔치가 이루어지는데 이에 대해 정조는 "어머니가 모두 물리치시더니 올해는 상을 받으시어 기쁘다." 하였다.

정조는 사도세자의 능에 자주 참배를 가는 것으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대신했다. 화성 행차는 정조의 정치활동 중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정조는 화성 행차를 통하여 백성들의 생활상을 살피고 백성들의 불만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화성 행차는 『화성의궤』를 통해 그 면면을 볼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효도 (정조이산어록, 2008. 1. 25., 고전연구회 사암, 손인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