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은 나의 거울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은 일조일석에 쌓이는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 교류하면서 쌓인 진실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이 상대방과

나 사이의 신뢰를 돈독하게 만든다.

평생을 같이하는 친구를 가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살다 보면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기도 하고,  상대방의 단점만  자꾸 보이기 때문이다. 

  오래 아는 사이일수록 예의를 다해야 한다.

잘 안다고 함부로 대하다 보면 오히려 사이가 벌어지고 관계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서로의 인격에 상처를 입히고, 그동안 쌓였던 불평들을 쏟아 내며 허물없이 가장 가까이 지냈던 사이가 가장 어려운 관계가 되기도 한다. 역사를 보더라도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이 배신해서

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가까운 사이일 수록 상대방에게서 문제점이 금방 드러나곤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로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아는 사이일수록 오히려 깍듯이 예의를 지키고

할 말과 삼가야 할 말을 가려서 해야 한다.

   오랜 세월 쌓아 온 소중한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과 내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상대방을 나의 분신이라 생각하고 몸과 마음을 다해 성심껏

대하면 서로의 믿음이 커져 간다. 장맛은 오래 묵히면 묵힐수록 깊은 맛이 난다.

우리 인간관계도 세월의 향기가 묻어나는 그런 사이가 되어야만 한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나의 분신으로 생각해서 더욱 조심하고 예의를 지켜야 한다. 진

실을 바탕으로 하는 관계만이 영원할 수 있음을 늘 염두에 두자.


* 출처 : 지광 스님 <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