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추계 7ST 감수성 훈련(sensitivity training) 후기

* 일정 : 2011년 11월 18일~19일 1박 2일 간
* 장소 : 산업카운슬려협회 아카데미 강당

지금까지의 삶과 앞으로 맞이할 삶에 있어서, 이번 7ST 감수성 훈련에서 맛본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할 기회가 과연 또 있을까? 라는 말을 먼저 하고 싶다.
7ST 감수성 훈련은 말 그대로 ''사람의 내관(자아)을 열게 만드는'' 훈련이었다.
협회의 사이트에 공지되어 있는 ''7ST 감수성 훈련''의 내용과 효과를 보면, 타인과의 소통, 조직 내에서 대인관계의 원만함 등을 겨냥한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내가 볼 때 이 훈련은, 무엇보다 단체 속에서 발견하는 ''나의 자화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체 속(타인과의 소통)에서 ''보여지는 나''를 통해 ''보는 나''를 통찰할 수 있었다고 해야 할까?
내가 맛본 그 여정의 순간들을 시간대 및 단계별로 정리해 보고 싶다.


1. 소중한 만남
: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손을 잡고 아카데미 강당 안을 종횡무진 뛰어 다녔다. 왜? 술래가 되지 않으려고.....
아주 효과적인 ''physical ice-breaking''기법이라고 생각된다.

2. 7ST 마음의 대화
: 내가 바라보는 타인, 타인이 바라보는 나, 그리고 내가 타인의 입장이 되어 역으로 바라보는 나.....를 맛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만남''에서 ''관심''으로, ''호감''을 통한 ''이해''로, ''신뢰''를 바탕으로 ''사랑''을 느끼며 어느새 모임에 참여한 나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3. 사이코 드라마(역할극)
: 내 자신이 배우가 되어, 타인의 감정과 심리에 몰입해 보고 내가 속한 공동체와 유기적으로 걸협하여 한 역을 을 소화해 내며, 드라마 공연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갔다.
이 시간은 남의 이야기인 동시에 나의 이야기이기도 했기에, ''극 중의 나''를 ''나''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4. 퍼포먼스
: 세상에.....디스코텍도 아니고 아카데미 강당에서.....
어떻게 누구 하나 빼지 않고 그렇게 적극적인 춤과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었는지.....
그것도 불과 10분 정도의 준비시간이 주어졌건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광란(?)의 파티를 즐겼다.
이것이 단체의 경쟁구도를 통한 효과이자 심리이리라.

이 시간 이후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근처의 숙소로 돌아가 짐을 풀고 밖에서 간단한 맥주 파티를 열었다고 하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집에 돌아가게 되어 뒷풀이를 함께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5. 집단심리 게임
: 5명의 인물들이 펼친 에피소드를 통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섯 부류의 인간상을 조명해 보는 시간이었다.
기회주의자, 방관주의자, 개인주의자, 이기주의자, 이타주의자.
똑같은 상황과 똑같은 인물을 바라보는, 참가자 각각의 평가와 이해도는 사뭇 달랐다.
개인의 시각 차이는 물론, 세대별(그룹)로 공통점과 차이점이 극명하게 나타나기도 했다.
젊은 세대에게는 아, 나도 인생을 더 살다 보면 저런 생각과 견해가 생길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 것이고,
중년 및 노년 세대에게는 나도 젊었을 땐 저렇게 생각했었는데...,
또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이런 시각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구나 ! 라는 세대 간 소통의 場이기도 했다.
내가 속한 ''중년 및 노년 그룹''에서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섯 부류의 인간상에 대해, ''1인칭 주인공 시점''과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는 서로 대립적인 각도에서 조명해 보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포함한 모두가 ''다섯 부류의 인간상''의 모습을 전부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내 의지가 되었든 또는 주변의 상황과 환경에 떠밀렸든, 인간은 누구나 기회/방관/이기/개인/이타 주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통감한 시간이었다.

6. 인생체험 훈련
: 청명한 가을 날씨가 아닌, 찌푸둥하게 흐른 여의도의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여의도 공원에서 2인 1조로 짝을 이루어, 앞 못 보는 맹인이 되어 보고 또 그 역할을 바꾸어 그 맹인을 인도하는 인도자의 역할이 되어 보기도 했다.
우리가 평소에 해나 공기 그리고 물과 같은 자연요소에 대해 전혀 감사함을 못 느끼고 살고 있듯이, 내 자신이 앞을 볼 수 있다는 것에 참 감사함을 느낀 시간이었다.
인간은 참으로 간사한 존재이다. 자신의 노력이 아닌 은혜에 의해 주어진 선물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자신이 갖지 못한 능력 및 물건에 대해서는 신을 원망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내 파트너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지, 또는 내 파트너에게 내가 전적인 신뢰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조명해 본 시간이기도 했다.

7.수호천사
: 세상의 모든 고민과 짐을 잠시 내려 놓고, 고여한 정적 속에서 촛불의 타오름에 잠시 내 자아를 맡긴다.
그리고 그 순간 내 안의 깊숙한 것들을 밖으로 토해내며 고백해 본다.
나의 세치 혀로 인해 상처받은 자들, 나의 무관심과 이기 속에 소외받은 가족 및 지인들.
그들에 대한 사과의 고백과 함께 변화할 나에 대한 다짐으로, 모든 훈련을 마치고 대시 내가 속한 세상 속으로 그리고 내가 맞이할 사람들 속으로 나아간다.

* 종합토의 및 마무리
: 하나님(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오직 인간에게만 허락한 4가지의 ''性''이 있으니,
바로 이성, 지성, 감성, 영성이다.
그 중 가장 본능적이고 근원적인 ''性''은 무엇일까?
아마도 ''감성(感性)''이 아닐까? 라는 나의 소견을 조심스럽게 밝혀 본다.
내가 맛본 7ST 감수성 훈련(sensitivity training)을 총체적으로 평가해 본다면, 매일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세상과 사람들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무뎌지고 사장된 나의 감성을, 날카롭게 연마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1급 과정을 수강중인 참가자들의 탁월한 지식과 지혜, 연장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배운 삶의 간접 경혐, 젊은 사이버 수강생들의 풋풋함과 이상 등.
솔직히 7ST 감수성 훈련을 받으러 가던 나의 마음에 그리 큰 기대는 없었는데, 막상 그 과정을 밟고 나니 7ST 감수성 훈련을 받고 있던 중에 느꼈던 감정으로, 매일매일 세상을 이렇게만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지고 행복한 인생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비롯하여 현재 산업카운슬러 과정을 수강하고 있는 모든 참가자들은, 카운슬러가 되기 이전에 먼저 카운슬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건강한 자아를 성립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리라.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섬세하고 날카롭게 갈고 닦은 나의 자아를 기반으로, 내 가족과 내가 속한 공동체 속에서 건강한 전인격체로서 발돋움을 펼쳐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