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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유광선 | 작성일 | 2022-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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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태조 이방원을 아시나요? | 조회수 | 9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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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역사에 대해 나름 한 지식 한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태조 이방원을 아느냐고 지인이 묻기에 망설임 없이 "어떻게 태조 이방원이지?"라고 되묻자 '태조이방원'이라며 요즈음 주식과 관련해 유행하는 말이라고 한다. 하도 신조어들이 많이 나오는 시대이니 뭔가 다른 의미가 있겠지 생각하고 모른다고 했다. '검수완박'은 뭔지 아느냐고 묻기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니 정치권의 논쟁거리가 되었던 '검수완박'은 몇 달 전 수요일 주식이 바닥을 치고 내려가 주린이(주식 초보자)들은 물론 투자자 대부분을 절망하게 만든 '검은 수요일 완전 박살'이라고 한다. 지인은 그래도 대학의 최고책임자로서 그 정도 유행어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기억해야 할 이유도 없지만 쉽게 말하면 유명한 사운드오브뮤직에서 아이들이 듣고 부르던 동요 도레미송의 가사를 개작해 "태는 태양광의 태, 조는 조선의 조, 이는 이차전지의 이, 방은 방산업의 방, 원은 원자력의 원~"이라니 참나 재미있다. 요즈음 주식은 빠르게 순환하며 매일 치고 올라가는 종목이 예측 불허하게 바뀐다고 한다. 현재 주식에서 관심을 두고 지켜보아야 하는 새 주도주가 될 종목을 '태조이방원'으로 일괄하니 경제관념이 없어 몰라도 된다가 아니라 차후 우리나라 사회와 경제 변화의 흐름을 알게 해주는 신조어인 것 같다. 사실 나는 경제개념은 딱히 없다.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도 아니고 개인 재산도 가질 수 없으며 가난하게 살겠다고 서원한 수도자 신분인 나에게 경제는 늘 관심에서 예외였다고 하겠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난해에는 경제에 관해 공부를 좀 해보야겠다는 생각에 경제학 도서 몇 권을 찾아 읽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처음 시도한 분야의 책이 잘 읽히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재미도 없었다. 쉬운 책으로 바꾸어 읽어보기도 했지만 공부하는 것을 접었으니 결론적으로는 포기했다고 하겠다. 주식을 알면 경제가 보이고 세계 경제를 보게 된다고 하던가? 그 반대였던가? 주식은 모르지만, 삼성이 국민주라는 이야기는 들은 바 있고, 종종 산행 중 쉴 때면 앞에 앉은 아주머니들이나 부부가 주식 이야기하는 것이 들리기도 한다. 남의 나라 정치 상황과 전쟁이 주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요즈음과 같은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주식으로 이익을 얻는다는 것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은 든다. 최근에는 '태조이방원'에 하나 더 붙어 '음, 태조이방원'이라는데 음식료의 음이라 하고, 주식에 물린 사람들이 부르는 도레미송은 "도는 도둑놈의 도, 레는 내 돈 내놔라, 미는 미쳤다고 내놓냐, 파는 파출소 가자"라고 한다. 지금은 '태조이방원'이 바뀌어서 '자네인가'라는데, "자율주행차의 자, 네옴시티의 네, 인공지능의 인, 가상현실의 가"라고 한다. 참으로 변화무쌍하다. 신조어만 들어도 미래 사회의 그림을 그릴 수 있을 지경이지 않은가. 몇 달 혹은 몇 주가 멀다 하고 빠르게 바뀌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종국적으로 엉덩이로 버티는 사람이 이긴다고 하니 무엇이든 쉽게쉽게 되는 일은 없는 듯하다. 하나의 상황에서도 나오는 다양한 의견과 견해들의 시각차는 어지간한 개인의 확실한 인내심이 아니고서는 판단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불확실한 현실이나 상황에서는 짧은 기간에 큰 이익을 얻고자 하는 조급함을 버리고 한발 뒤로 물러나 기다리며 바라보는 여유, 잘못하여 손실이 났다면 그 이유를 들여다보고 배우며 반복하지 않으려는 현명함, 팔랑귀를 접고 자신의 선택과 초심을 잃지 않으며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은 일상의 삶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도 필요한 것이리라. [심종혁 서강대 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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