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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선영(특1) 작성일 2015-01-22
제목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 류시화 조회수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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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였구나

나무뒤에 숨어 있던것이

인기척에 부스럭거려서 여우처럼 나를 놀라게 하는것이

슬픔 너 였구나

 

나는 이길을 조용히 지나가려 했었다

날이 저물기 전에

서둘러 이 겨울숲을 떠나려고 했었다

그런대 그만 너를 깨우고 말었구나

 

내가 탄 말도 놀라서 사방을 두리번 거린다

숲사이 작은 강물도 울음을 죽이고

잎들은 낯은곳으로 모인다

 

여기 많은것들이 변했지만 또

하나도 변하지 않은것이 있다

한때 이곳에 울려퍼지던 메아리의 주인공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무들 사이를 오가는 흰새의 날개들 같던 그 눈부심은

박수치며 날아 오르던 그 세월들은

너 였구나

 

이길 처음부터 나를 따라 오던것이

서리묻은 나무가지를 흔들어 까마귀처럼

놀라게 하던것이

너 였구나

 

나는 그냥 지나가려 했었다

서둘러 말을 이 겨울숲과 작별하려 했었다

그런대 그만 너에게 들키고 말었구나

 

슬픔 너 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