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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기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아무리 떨쳐내려 노력해봐도 온갖 잡생각이 좀처럼 머릿속을 떠나지 않기 때문. 이럴 땐 다음과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시간보다는 결심이 중요, 1분 명상법
명상이 정신수련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그런데 상당수 사람은 명상을 일종의 인내심 테스트로 여긴다. 더 오래, 더 고요히 앉아 있을수록 효과가 크다고 믿는 것. 하지만 <1분 명상법>의 저자 마틴 보로슨은 “명상은 시간이 아니라 결심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제대로 집중만 한다면 1분의 짧은 명상만으로도 마음을 비워내기 충분하다는 설명.
방법은 우선 혼자 있을 장소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리고 편안하게 앉아 자명종 시계를 정확히 1분에 맞춘다. 이때 척추는 바로 세우고 양손은 자연스럽게 고정한다. 이후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다가 자명종이 울리면 명상을 마친다. 마틴 보로슨은 1분 명상법의 최대 장점은 다른 명상법에 비해 시간·장소에 덜 구애받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손으로 하는 명상, 필사
필사는 책에 있는 글을 종이에 옮겨 쓰는 작업이다. 예전에는 작가 지망생이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근래 들어서는 마음을 비워내고자 필사를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책의 왼쪽 면에 시나 소설을 배치하고, 오른쪽 면은 독자들이 따라 쓸 수 있도록 비워둔 필사책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고 있다. 작품성 높은 책이나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손으로 직접 베껴 쓰다 보면 복잡했던 마음이 차분해짐을 느낄 수 있는데, 여기에는 과학적 근거도 존재한다. 일본의 저명한 뇌과학자 구보타 기소 교토대 명예교수는 손을 ‘외부의 뇌’라고 정의하면서 손으로 하는 단순한 반복은 신경계를 활성화해 정신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손을 움직이면 사람이 불안을 느낄 때 나타나는 뇌의 자극이 한쪽에 쏠리지 않고 분산된다는 것. 주의력 집중 장애나 불안 장애 등을 겪는 사람이 손톱을 물어뜯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이 밖에 최근 서점가에는 필사책과 더불어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스크래치북’도 인기다. 스크래치북은 세밀한 밑그림이 그려진 검은색 종이를 뾰족한 펜으로 긁으면 바탕색이 나오며 그림이 완성되는 것이다. 작업하는 동안에는 집중력이 향상돼 머릿속 잡생각이 사라지게 된다.
◆원으로 찾는 안정, 만다라 그리기
만다라(曼茶羅, Mandala)는 불화(佛畵)의 일종인데, 고대 인도 산스크리트어로 ‘원’을 뜻한다. 이 그림은 태양·보름달·과일 등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하는 원 형태를 기본으로 삼라만상의 원리와 우주의 흐름을 표현하고 있다. 만다라 그리기는 심리치료 수단으로도 많이 이용되는데, 환자뿐만 아니라 마음을 비워내고픈 일반인에게도 유용하다. 혹자는 ‘만다라를 하루에 한장씩 그리는 사람은 결코 심리적 문제에 시달리거나 정신병에 걸리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만다라 그리기는 문양 안에 색을 칠하는 것과, 직접 문양을 그리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외부의 방해를 받지 않는 장소에서 그저 자신이 원하는 대로 그리거나 색칠하면 된다. 도구는 색연필·사인펜 등 다양하게 쓸 수 있으며, 완성한 뒤에 감상이나 느낌을 글로 기록해두면 더욱 좋다.
김재욱 기자 kjw8908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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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농민신문 201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