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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서현 | 작성일 | 2018-04-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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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로르샤흐 테스트와 심리검사의 개발 | 조회수 | 18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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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79448&cid=59041&categoryId=59041
“무엇이 보이나요?” 검정 잉크 얼룩의 데칼코마니 그림을 보여주며 검사자가 질문한다. “음……. 나비가 보여요. 그리고 뭔가 날아가는 것 같네요.” 환자가 없다고 대답하자 검사자는 다음 카드를 들어 보여준다. 이런 식으로 10장의 카드에 대한 환자의 반응을 하나하나 평가하고 분석하여 진단적 평가를 한다. 이 검사는 정신과 의사 헤르만 로르샤흐(Herman Rorschach, 1884~1922년)가 1921년 처음 발표한 ‘로르샤흐 테스트(Rorschach test)’로, 환자의 사고 체계와 내용을 평가하는 기능을 한다.
--- 잉크 얼룩으로 들여다본 인간의 무의식
폐렴이 걸리면 흉부 엑스레이를 찍어서 폐의 감염을 평가하고, 혈액검사로 염증을 확인한다. 의학은 이처럼 객관적 진단 도구가 발달하면서 함께 발전했지만, 정신의학만은 예외였다. 인간의 정신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도구를 만드는 것은 기계가 발달한다고 해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자들은 심리 평가를 위한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중 한 명이 로르샤흐였다.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난 그는 예술 교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는 등 창조적인 활동을 지원받았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미술을 전공할지 과학을 전공할지 고민했고 결국 취리히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그는 오이겐 블로일러(Eugen Bleuler, 1857~1939년)에게 배워 정신과 의사가 되었는데, 조현병(정신분열병)의 진단과 정신병리학에도 상당한 관심을 가졌다. 한편으로 당시 유행이던 정신분석 수련을 받고 무의식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 그는 왜 사람들이 모호한 자극에 대해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는지 의문을 가졌고, 이러한 현상을 검사 방법의 하나로 이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모호하고 애매한 잉크 얼룩을 이용한 검사는 과거에도 창의력이나 상상력을 평가하는 데 사용해 왔으나 의학 영역에서 진단 도구로 이용하지는 않았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나 보티첼리도 잉크 얼룩을 이용해서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만, 아이디어에 머물러 있었을 뿐이었다. 로르샤흐는 이를 체계적인 진단 도구로 발전시키려고 했고, 1911년 정신과 전공의 수련을 받을 당시부터 잉크 반점 카드로 청소년과 환자들의 반응을 비교해 보기도 했다. 1914년 스위스로 돌아와 정신과 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어릴 때 관심을 가졌던 잉크 얼룩을 이용한 검사 도구를 만들어 환자나 일반인에게 시험해 보기 시작했다. 1917년부터 조현병 환자의 잉크 반점 자극에 대한 반응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기 시작해서 1921년 117명의 정상인을 포함한 총 405명의 카드 검사 반응을 분석한 결과를 『정신 진단학(Psychodiagnostik)』으로 발표했고, 조현병 진단에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어떤 종류의 반응은 특정한 심리적·행동적 특징과 관련이 있다는 인상을 받은 로르샤흐는 이 검사가 임상진단뿐 아니라 개인의 성격 습관과 반응 스타일을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정신분석가로 수련 받아 스위스 정신분석학회의 부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한 그는 그만큼 무의식의 존재를 믿고 있었고, 무의식을 평가하기 위한 도구로도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는 당시 이 검사를 예비 결과로 보고 자신의 이름을 따지 않은 채 ‘형태 해석 검사(Form interpretation test)’라고 명명하여 연구를 더 진행하려고 했으나, 1922년 복막염으로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그의 죽음과 함께 로르샤흐 검사는 역사 속으로 묻힐 뻔했으나 1929년 미국의 정신과 의사 사무엘 벡(Samuel J. Beck, 1896~1980년)이 로르샤흐와 함께 일했던 정신분석가 에밀 오버홀저(Emil Oberholzer, 1883~1958)에게 로르샤흐 검사를 배운 데이빗 레비(David Levy)로부터 이 검사를 소개를 받으면서 다시 로르샤흐 검사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그는 마거리트 헤르츠(Marguerite Hertz, 1899~1992년)와 함께 로르샤흐가 남긴 채점, 부호화 방식의 기본 틀을 발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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