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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화석 작성일 2019-04-23
제목 인생에서 늦은 때란 없다. 조회수 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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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늦은 때란 없다.

 

 인생에서 성공의 의미는 시기로 따질 일은 아니다.

이른 성공이나 늦은 성공이나 모두 성공의 범주에 든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고, 이르면 이른 대로, 늦으면 늦은 대로의 성공이 주는 의미와 가치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남보다 앞서 나가거나 잘 되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약관 이십이란 이십 세에 이미 자신의 능력을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인정받고 그에 따르는 조건에서 역할을 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누구나 무엇보다 우선해서 이에 이를 수 있기를 바랐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교육이 그런 식이었고, 경쟁을 부추김으로 해서 효과를 더욱 높이려는 의도 또한 있었으니, 기를 쓰고 남보다 앞서 나가려고 애를 쓰며 살아왔다.

또한 천재의 능력을 무엇보다 부러워하며, 신으로부터 받은 특별한 재능에 큰 의미를 두고 그에 의존하지 않고는 남보다 특별할 수 없음을 아쉬워하곤 했다.

물론 지금도 다르지 않다. 인간의 제한된 조건이란 시간이 갈수록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니, 마치 제로섬게임처럼 정해진 전체에서 남들보다 내가 먼저 차지함으로 보다 유리하거나 나은 상태를 만들고자 한다.

이게 문제이다. 유한한 것에서 함께 공유할 몫이란 것이 성에 차지 않으니, 함께 나누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인간의 탐욕이 이를 허용하지 않고 제 중심으로 보다 많이 소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중에 우리는 젊어서 출세하거나 성공할 수 없었던 것에 실망하거나, 마치 그때가 아니면 성공할 수 없거나 성공의 의미가 약해지기라도 한 것처럼 생각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런 사고의 틀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매우 제한되게 옥조이며 살아왔다.

그런데 실제로는 늘 그런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살펴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남보다 훨씬 늦게, 별로 주목받지도 못하는 사이에 큰 성공을 이루고 자신뿐만 아니라 인류에 큰 기여를 한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경우를 우리는 어찌 보아야 하는가? 이런 경우는 의미있는 성공이요, 가치있는 경우가 아닌 것인가?

지난 세기에 대우그룹이라는,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기업이 있었다. 지금은 해체가 되어 일부 기업들은 다른 기업에 넘어가거나 홀로 존재하고 있지만, 한 때는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한국경제를 견인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었다. 그 그룹을 창업하고 일구어낸 김우중 회장은 불과 40세의 나이에 홀로 그 큰 기업을 이룩하였는데, 무엇보다 그가 젊은 나이에 그런 성과를 낸 것에 많은 이들로부터 부러움과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부도가 나고 그는 경제사범에 해당하는 범법자로 국외를 떠돌며, 지난 영화를 그리며 안타까운 생을 살고 있다.

우리의 역사에서 큰 공적을 남긴 위인 중에 조선 선조 때 권율 도원수가 있다. 이분은 임진왜란 당시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함에 있어 큰 공을 세운 분이다. 바다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버티고, 육지에서는 권율 장군이 있음으로 해서 조선은 적을 막아낼 수 있었다.

권율 도원수는 명문가 출신으로 영의정 권철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당시의 젊은 양반 출신들과는 달리 권율은 과거에 관심이 없이 제 하고 싶은 일에만 매달리며 지냈다. 막내아들의 비범함은 잘 알고 있었으나, 특별히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과거공부를 하라 한다거나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돌아가실 무렵에 막내아들인 권율을 불러놓고 그저 한동안 바라보기만 하다가, '내가 너를 낳았구나' 하고 한마디를 하였다.

비로소 아버지가 자신에 대한 기대를 알게 된 권율은 그제서야 과거시험 준비를 하였고, 과거에 급제를 한 때는 권율의 나이 46세 때의 일이다. 오늘 날에도 꽤 나이가 든 축에 속하는 데, 당시로 치며 늦어도 아주 늦은 나이에 과거를 통해 세상에 출사를 한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로 권율은 누구보다 뛰어나게 나라와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았다. 권율 도원수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길지 않았던 벼슬을 하는 동안, 나라의 위기를 맞아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았고, 결국 임진왜란이 끝난 1년 후 생을 마감하였으며 역사에 길이 남았다.

백곡 김득신은 진주성 대첩을 이끈 김시민 진주목사의 손자였다. 태어나면서 천연두를 앓아 동년배들보다 발육 상태가 좋지는 않았던가 보다. 공부를 해도 쉽게 성과가 나타나질 않아, 주위의 놀림감이 되곤 했다. 열 번 수무 번 반복하여 읽고 또 읽어도 이해하거나 기억하는 일이 수월치가 않았다. 오히려 마당에서 빗질을 하던 하인들이 귀동냥으로 듣고 배운 것이 더 나을 정도였다. 그러나 김득신은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백곡의 아버지 또한 이를 나무라지 않고 격려하기 까지 하였다. 백곡 김득신은 만 번이고 이만 번이고 포기하지 않고 읽고 공부하였다. 그는 끝내 59세의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였고 81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공부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당시 조선을 대표하는 시인이요 문장가가 되었다.

어느 누구인들 백곡을 함부로 평할 수 있으리요. 백곡이 보여준 정신은 그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하고 위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한번 뿐인 인생을 살면서 갖은 애를 쏟으며 노력하며 지낸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시기가 지나면서 스스로 지치고 자신을 알아가며 의욕과 욕심을 내려놓게 되는데, 이때 우리는 꼭 남겨두어야 할 것 조차 포기하기도 한다. 노력해도 안 되고 운도 따르지 않고, 남들은 앞서가는데, 자신은 별반 달라지는 게 없으니, 한 번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자 하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더 이상 해 볼 도리조차 없이, 난 무언가에 몰두를 해보기나 한 것인가? 우리는 쉽게 착각하거나, 냉철한 관점을 포기하고는 한다. 우리는 여러 가지의 관점과 대상을 통해 볼 때 이러한 생각과 행동이 올바르지 않음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너무 일방적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조건을 좁게 생각하거나 스스로 편리하게 제한한 것에 대해서는 생각을 바꾸어 볼 필요가 있다. 일단 우리의 일방적인 사고 틀부터 수정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배우고 익힌 것 외에도 무수한 채널을 통해 직. 간접으로 배운 지식 덕분으로 확고한 지식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 철옹성과도 같은 지식의 기반은 우리의 관점, 즉 신념을 지배하며 감정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매우 고유하며 독특한 자아 세계를 유지하도록 한다. 따라서 한번 받아들이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철저히 고수하려한다. 그 생각과 노선을 바꾸는 것이 죄악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아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차라리 유연성을 버리고 그저 내안의 내 의지대로 사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라는 생각도 들게 되니, 어쩌겠는가?

그래도 좀 돌아보며 자신의 좁은 세계관과 지식체계의 허약함을 인정해 보는 것은 어떠할 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자신을 조금은 더 보강하고 좀 더 배우면서 자신의 옹졸한 세계에 갇혀 자기를 지키려는 폐쇄적 관점에서 벗어나, 가능할 때까지 노력하여 자기를 키우면 안되겠는 지를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떠할까?

우리는 인생을 통하여 직접 경험하거나 뒤늦게라도 알게 되어 확인하게 되는 것 중에 오히려 늦은 성공이 더 유익한 부분이 많고 또 그런 경우가 의외로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물론 어린 나이부터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 잘 이루어지게 되면 누구에라도 관심을 끌며 부러움을 사게 되니, 이왕이면 그리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일 신께서 계시다면 누군가를 재능과 기회까지 몰아주는 불공평한 일은 하시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제 각각의 재능과 일을 맡겼을 것이고 따라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성공의 기회까지도 나누어 줄 것으로 믿어진다.

물론 이런 기대와 의탁의 심정으로가 아닌, 스스로 자신의 의지와 신념으로 살아가며 인간으로 존재하는 동안 자신이 꿈꾸고 원하는 것을 반드시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끝까지 제 몫을 다하는 성실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끝까지 열심히 살다가도록 명을 받고 생명을 받은 피조물의 존재인 까닭도 있으니 말이다. (2019. 4. 23) (강화석)

 

 

 

 

 

 


이재연 대기만성을 생각하며
용기를 얻어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겠습니다 .  
[ 2019-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