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자신이 하나의 통제체계.

우리들 대부분은 우리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통제하려고 할 때 커다란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딸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으며, 일하러 가기를 싫어하는 아들을 어떻게 통제하겠는가. 내가 이제부터 돈을 좀 저축해야겠다고 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을 통제할 수 없음을 알게 되는데 그 이유는 내가 옷을 사는 것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통제체계는 이 세상에 대해 영향을 미치며 그 자체로서 세상의 일부분이 되어 원하는 그림을 얻으려고 한다. 내가 갈증이 날 때 물을 마심으로서 목마름의 욕구를 채우듯이 나의 행동은 단순하면서도 훌륭한 기능을 수행하는 통제체계로서의 행동인 것이다. 나는 나의 행동을 통제하며 또한 내가 행동하는 것은 머릿속에 있는 갈증 해소의 그림을 만족시켜 주기 위해서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내게 물을 주어 마시게 한다면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내 인생을 통제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극-반응 이론’이라 불리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 의해 통제된 것처럼 보이도록 남의 말을 따르는 사람들은, 그렇게 따르는 것이 자신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한도 내에서만 따르는 체한다. 남을 따르는 것이 자신들의 욕구를 더 이상 충족시켜 주지 않는다고 느낄 때 그것을 중단할 뿐만 아니라. 그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얻거나, 또는 얻기 위해 투쟁하게 된다.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통제체계로서 우리가 어떻게 기능하는가를 배워야 한다. 실제로 다른 사람들의 통제를 받아들이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들이 남의 통제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믿고 있다. 만약 우리를 통제하려는 사람들의 시도나 우리 자신의 시도가 우리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때에는 어떻게 해서든 반항을 선택하게 된다. 이러한 반응은 직접적인 경우는 드물고 항상 고통스럽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나타난다. 즉 낙담을 택하든가, 편두통을 앓든가, 혹은 질병에 걸리는 것과 같은 좀 더 자기 파괴적인 방법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우리는 의식적으로 분노하거나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병에 걸리면서까지 자신의 삶을 통제하려고 들거나 또는 그 통제로부터 벗어나려고 애를 쓰고 있다.

사람들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는 일을 하도록 그들을 통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동물들에게 강제로 우리의 통제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도 아주 힘든 일이다. 우리가 동물을 통제할 수 없다면, 사람을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도 거의 없다. 이제부터 당신 자신을 하나의 통제체계로 생각한다면, 당신이 행하는 행동의 동기는 지금 현재의 욕구뿐만 아리라 그것이 충족된 후의 미래의 욕구까지도 통제한다는 것을 배우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통제는 욕구가 아니다. 다만 이것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우리가 기능하는 방법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인생은 끊임없는 투쟁이라 할 수 있는데,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 특히 가까운 사람들의 욕구충족을 박탈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우리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법으로 통제력을 얻으려고 계속 투쟁하는 것이다.

끝으로 우리가 국가적인 전쟁에 참여하고 있든 개인적인 전쟁에 참여하고 있든 간에 인간에게는 오직 하나의 길만이 있다. 즉 협상과 타협을 통해서만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서로 잘 지낼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은 협상과 타협밖에 없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면, 국가와 국가 간에도 너무 늦기 전에 이 교훈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 인간은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떻게 느끼든지 간에 상관없이 항상 자신의 행동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 설사 한 가지 일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 해도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면 그 일에 대한 통제를 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주변 세계와 자신의 내면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우리가 가진 외적 감각기관과 내적감각기관을 통해 감지할 수 있어야 하며, 또한 그 정보에 따라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내적 감각기관이 대부분 개별적인 것인데 반해서, 외적 감각기관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대한 복합적인 감각 사진을 우리에게 제공해 주는 총체적인 체계의 구성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지하게 되면, 우리는 세상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일부분인 우리 자신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행동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4가지의 각기 다른 행동을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활동.

걷거나 이야기하는 것과 같이 자발적으로 신체의 일부 혹은 전체를 우리가 움직이고 싶은 방식대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2. 사고.

자발적으로 생각을 끄집어내거나 혹은 꿈속에서와 같이 비자발적으로 생각을 끄집어낸다.

3.감정.

우리가 고통이나 슬픔을 숨길 때 이 중 일부는 나만 느낄 수 있지만 우리가 느끼는 대부분의 감정은 주변 사람들도 곧 알아차리게 된다.

4. 생리작용

우리가 활동하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과 관련된 자발적인 또는 비자발적인 신체적 메카니즘을 작동하도록 이끌어 내는 능력을 말한다.

감정이 전행동을 이루는 4가지의 구성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을 우리가 잘 알면 알수록, 우리는 인생에 대해서 더 많은 통제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의기소침과 같은 부정확한 명사형을 사용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자신의 전행동을 변화시키기를 원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활동과 사고의 요소를 변화시키려고 선택하는 것이다. 내가 행하고 있고 생각하고 있는 것을 변화시켜야겠다고 마음먹지 않는 한 내가 느끼는 감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의기소침해 있는 전행동이 지금의 나에게는 매우 합당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과 내가 느끼는 것을 분리시켜 내 기분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은 없지만, 내가 행하는 것을 변화시킬 능력은 확실히 가지고 있다. 또한 어떤 기분을 느끼기로 선택하는 것과는 별도로 내가 생각하는 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도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가지고 간단한 실험을 해보자. 지금 당장 화를 내보라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화내야 한다는 것이 타당하게 여겨지지 않으므로 스스로도 마음대로 화내는 것을 선택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노력한다 해도 타당하지 않은 감정을 마음대로 나타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의 전행동에서 활동의 요소는 우리가 합당하게 행각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거의 전적으로 우리의 자발적인 통제 하에 있다. 우리의 전행동의 요소 중 활동 요소에 대해서는 거의 완전한 통제력을 가지고 있고, 사고 영역에서도 약간의 통제력이 있으며, 감정 영역에서는 거의 통제할 능력이 없고, 생리기능 영역에서는 더 통제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의 행동체계 중 활동 요소에 관해서는 항상 통제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가 활동 요소를 현저하게 변화시킨다면, 생각이나 감정 그리고 생리적인 요소 역시 변화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적극적인 활동에 더 많이 관여하고 있을수록 우리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생리작용 역시 더 많이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출처 ‘당신의 삶은 누가 통제하는가’ (윌리암 글래서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