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000명당 약 5명꼴로 발생하는 자폐증(autism)은 자기 자신에 비정상적으로 몰입한 상태를 말하는 용어입니다. 이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일에 어려움을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자폐 같으면서도 자폐증이 아닌 경우가 있어 감별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부르는 자폐증은 정확하게는 전반적 발달장애(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를 의미하며 이 전반적 발달장애 안에는 약간씩 증상이 다른 5가지 질병이 들어 있고 대표적인 것이 전형적 자폐증, 아스퍼거 증후군입니다.
아스퍼거증후군은 전형적 자폐증과는 달리 생후 첫 2~3년간은 비교적 정상적인 언어발달을 보이며 다른 전반적 발달 장애와 달리 언어와 지능이 정상인에 가깝고 단지 사회적 교류가 저하되어 있습니다.
원인
자폐증은 뇌의 발달장애로 인한 질병인데 원인은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초기에는 정신사회적 원인이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었으나 최근에는 중추 신경계의 장애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학설이 지배적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자폐증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소, 출생 전후의 감염이나 환경적 독소, 자궁 내에서 발달하는 동안 또는 초기 영아기 동안에 일어나는 뇌 손상 또는 뇌 이상(brain abnormality)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폐증이 도파민,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이라고 불리는 화학물질들의 비정상적인 농도 때문이라는 증거를 제시하는 연구자들도 있습니다.
증상
자폐증의 일반적인 네 가지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회적 고립]
자폐증으로 진단된 모든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두드러진 증상입니다. 사회적 고립이 극심하다고 해서 아무런 정서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무관심 유형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때를 제외하고는 자발적으로 주변과 교류하지 않고 타인의 접근을 거부합니다. 수동적 유형은 먼저 접근하지는 않지만 타인이 상호작용을 시도하면 이에 반응을 보입니다. 자발적이나 기괴한 유형은 타인에게 접근은 하지만 그 방식이 유별나고 일방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정신지체]
약 76~89%의 자폐아동들은 지능지수가 70 이하로 정신지체를 동반합니다. 인지적 문제가 있어 사회적 이해나 언어에 대한 능력은 떨어지지만 숨은그림 찾기와 같은 감각운동능력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언어적 결함]
자폐아동의 절반 이상이 전혀 말을 하지 못하고, 나머지는 말을 더듬거리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방향어를 보입니다. 상호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으며,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대화에 참여할 수가 없습니다. 자폐아동의 약 1/4에 해당하는 정신지체가 없는 군은 약 5세에 의미 있는 말을 시작하고 성인이 되면 보다 잘 적응하는 경향이 있어 좋은 예후를 보입니다.
[행동장애]
많은 자폐아동들은 어떠한 움직임을 아무런 목적 없이 의식적으로 반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빙글빙글 돌기, 손을 퍼덕거리기, 몸의 일부분을 긴장시키기, 까치발로 걷기 등이 있습니다. 또한 매일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일상에 생기는 변화에 저항하는 경향이 생깁니다. 일종의 의식처럼 물건은 항상 같은 자리에 두어야 하고, 식사의 순서를 지켜야 하는 등의 변함 없는 단계를 따라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과잉활동이 흔히 동반되고, 머리를 박는다든지 살갗을 할퀴거나 머리카락을 뽑는 등의 자해 행위를 보이기도 합니다.
진단
자폐증의 진단에는 자폐증의 특징적 증상인 사회적 고립, 언어적 결함, 상동적 행동에 대한 정신과 전문의의 판단과 함께 보호자로부터의 전반적인 발달에 대한 병력을 파악하고 심리검사를 통해 진단을 내립니다. 또한 원인 질환을 찾고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 위해 신경학적 검사, 뇌파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경과/합병증
전형적 자폐증의 경우 만성적이며 예후는 나쁜 편입니다. 자폐아의 지능과 언어발달 정도에 따라 예후가 결정되며, 지능이 70 이상이고 언어를 빠르게 습득한 경우 예후가 좋습니다. 전형적 자폐증 성인은 1~2%만 직업을 가지며 자립된 생활이 가능하며 5~20%는 주위의 도움을 받으며 간신히 생활할 수 있습니다. 대략 2/3 정도의 환자는 평생 동안 가족에 의존하거나 장기간의 요양시설에서 생활합니다.
자폐증 진단이 조기에 되고, 치료가 이루어지면 일부 자폐아동들은 사회적 교류를 하며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수명은 환자 개인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간질 등)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치료
자폐증 치료는 조기에 시작할수록 예후가 좋습니다. 약물보다는 교육을 이용하게 되는데 부모, 보호자, 치료자 등 주변 사람들이 일관되게 시행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적용할 때 효과적입니다.
자주 사용되는 세가지 치료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로, 응용행동분석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유발할 수 있는 어떤 행동을 할 때 그것에 대한 보상을 함으로써 그 행동이 반복되어 일상적인 일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그림교환의사소통체계로 아이가 원하는 행동을 그림으로 가져오게 하고, 그것을 보호자가 말하고 아이가 따라하게 유도함으로써 말을 하지 않는 아이에게 대화를 유도하고 의사소통 방식을 가르치기 위해 사용합니다.
세번째는 사회성 발달을 위한 이야기로서 자폐아들이 남의 마음을 읽고 감정을 이해하게 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치료 프로그램의 선택은 자폐의 정도와 가족이 이용 가능한 주변 자원 등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좌우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일부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약물을 사용할 수 있지만, 자폐증 치료에 특효를 보이는 약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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