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요법에 대한 소개

[이 글은 윌리엄 글래써가 2000년에 발표한 현실요법에 대한 개론적인 글이며 김서규가 번역하였습니다. 출처는 현실요법 미국 본부 싸이트입니다]

현실요법은 글래서 박사가 1965년부터 가르치던 상담이론이다. 이것은 현재 선택이론에 굳게 근거를 두고 있으며 이 이론이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상담자가 이 이론에 얼마나 익숙하고 그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현재 내담자(환자든 학생이든)에게 선택이론을 적용하여 치료하는 것은 현실치료의 한 부분이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을 때 불만족스럽거나 관계를 못 맺는다는 것이 모든 인간문제의 근원이 된다.

현실치료의 목표는 사람들이 끊어진 관계를 다시 맺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관계를 다시 맺는 것은 먼저 문제가 있는 그 사람과 상담자가(교사가) 관계를 맺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이것은 관계가 단절된 사람이 어떻게 그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다시 맺을 수 있는가에 대한 모델이 된다.

현실치료에서 중시하는 ‘관계’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상담자가 과거 문제를 피하고 현재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관계 문제는 불만족스런 현재관계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능한 한 내담자의 불평이나 증상에 대해 들어주고 토론하는 것을 피하라. 왜냐하면 불평이나 증상이란 내담자들이 불만족스런 관계를 처리하기 위해서 선택한 방법이외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행동’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라. 이것은 내담자가 직접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내담자들이 직접 할 수 없는 것 - 즉 신체현상과 느낌을 바꾸는 것에는 - 시간을 적게 쓰자는 것이다. 신체현상과 느낌도 바꿀 수는 있지만 오직 행동과 생각에 변화가 있은 후라야 가능하다.

내담자가 잘못했다고 비판하거나 나무라거나 불평하지 말고 내담자 자신도 그렇게 하지 않도록 도와주라. 이런 일을 하면 관계를 해친다. 따라서 매우 해롭고 외부적 통제를 가하는 것을 피하는 것을 배우라. 상담자 자신이 내담자를 평가하거나 강요하지는 말아라. 그렇지만 내담자들이 선택이론의 모토 - 즉 ‘현재 내가 하는 행동이 내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도록 하는 것인가 아닌가? - 에 의해 스스로 평가하도록 하는 일은 계속 하게 도와주라.

만일 선택한 행동이 사람들과 가까워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내담자가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라. 그리고 정당하든 아니든 변명을 하면 그들이 원하던 관계를 맺는데 매우 직접적인 방해가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라.

내담자가 인간관계를 새로 만들려 할 때, 상담자는 매우 구체적이고 세세한 면에까지 보살펴 줘야 한다. 내담자가 어떤 사람과 관계가 끊어져 있는 지 가능한 한 빨리 파악해 내고 다시 관계를 맺는 행동을 선택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내담자가 관계를 회복하려 할 때, 구체적이고 가능한 계획을 세우도록 도와주라. 그리고 그들이 조금이라도 진보했거든 그것을 찾아내서 정확하게 평가해줘서 작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

상담자는 자신이 인간관계를 가지던 경험에 근거해서 내담자에게 계획을 제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오직 한 가지 계획만이 그것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식의 메시지를 보내지는 말아라. 내담자를 오래 참아주고 계속 우호적으로 지지해 주어라. 그러나 내담자의 문제의 근원이 ‘인간관계의 단절(disconnectedness)’ 에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거기서 물러나지 말고 내담자가 회피하는 것도 허용하지 말라.

오랫동안 관계를 단절하고 살던 사람들은 관계를 다시 복구하기가 참으로 어렵다고 호소할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선택한 관계 단절 증상에 너무 깊이 빠져 있어서 관계를 복구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조차 상실한 상태다. 그들에게 선택이론을 가르쳐서 관계회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시켜라. 그리고 ‘인간의 자유에 대한 새로운 심리학’ 이라는 나의 새로운 책도 읽게 하라. 호소하는 바가 무엇이든 관계를 복구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최선책이다.

심리치료 대신 생리현상에 중점을 두는 것은 또 다른 오도일

뿐이다.

글래써 박사의 새 책 ‘개인의 자유와 새로운 심리학’ 에 따르면 심리치료 대신 두뇌생화학에 초점을 두는 것은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다. 글래서 박사는 거의 모든 심리적 문제가 두뇌의 생화학적 현상이 혼란되거나 불균형상태에 빠진 때문이라고 하는 현재의 심리치료적 신념을 문제삼고 있다.

아울러 현재 우리들이 하는 심리 치료적 진단은 잘못이며 그렇게 진단 받은 사람들에게 잠재적으로 해롭기까지 하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흔히 하는 심리치료법 - 현재보다 과거에 집중하는 것은 좋은 점보다는 해로운 점이 많다고 주장한다.

1954년부터 내가 심리치료 훈련을 받았는데 나는 내가 심취하던 전통적인 정신 분석적 작업에 깊은 의문을 품어 왔었다. 나는 과거 부모나 다른 사람들에 의해 깊은 상처를 받았거나 학대받았던 사람들을 무력한 희생자로 취급하고 그러니까 그들은 지금 그들이 하는 행동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보는 생각에 완전히 반대했다. 현재까지 과거의 희생자가 되어 살고 있는 것은 그들의 선택이다. 그들이 그렇게 되기로 선택하지 않았으면 과거의 희생자로 살지 않아도 될 것이다.

더우기 나는 심리치료시 상담자들이 흡사 의사들처럼 증상에 질병의 명칭을 붙여서 심리적 증상이 병인 것처럼 다루는 것은 잘못일 뿐만 아니라 당사자에게도 해롭다고 강력히 믿는다. 치매처럼 명백한 두뇌 손상이 없으면 그 누구도 - 정신분열도 - 정신적으로 ‘질환이 있는’ 것이 아니다. 심리치료에 관한 한, 과거의 비참한 사건을 끊임없이 방문하고 재방문해야만(그 광경을 재생하고 훈습해서 소화해야 증상이 없어진다고 믿는 정신 분석적 방법을 말한다) 치료가 된다고 하는 생각에 반대해왔고 앞으로도 강력히 반대할 작정이다. 그렇게 되면 내담자는 과거의 비참한 사건에 사로잡힐 뿐만 아니라 그러느라고 현재 사건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게 된다. 과거에 몰두하는 심리치료는 치료에 역행하는 행동일 뿐만 아니라 보통사람이나 보험수가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비용이 증가하게 만든다. 치료자가 과거로 돌아가서 내담자를 과거사건에 대한 무력한 희생자로 보면 볼수록 내담자들이 도움 받을 기회는 줄어든다.

치료자가 과거를 더 오래 다룰수록 치료가 덜 효과적이다 라는 것은 누가 봐도 부당하다고 못할 것이다. 나는 심리치료에 오직 한 가지 기본적인 문제가 있을 뿐이라고 믿는다. 현재 그가 불만족스럽거나 전혀 만족스럽지 못한 인간관계로 고생한다는 것이다.

내담자들이 불만족스런 인간관계를 다룰 때 별의별 방법을 썼겠지만 - 그 방법이 흔히 심리적 질병으로 표출되고 그것도 별의별 게 다 생겼겠지만 - 모든 심리적 문제에 대한 해답은 현재의 관계를 개선하거나 새롭고 만족스런 관계를 발견하는 것이다.

나는 40년도 넘게 심리치료를 해왔지만 내가 만난 모든 사람들이 이 문제를 밑에 깔고 있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수천 명의 치료자와 상담자들에게 강연을 했는데 그 어느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없었다.

만일 심리치료자들이 과거를 내버려두고 현재의 관계문제에 초점을 둔다면 효과적인 심리치료의 시간은 실질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10회만 진행해도 더 나은 삶을 사는 방법을 찾아내기에 충분할 것이다.

내가 발견한 이 통찰력을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만족스런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나는 선택이론을 창안했다.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배울 수 있는데, 빨리 배우고 쉽게 익힐 수 있으므로 비용도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다. 남녀노소 막론하고 이 이론을 배우기 매우 좋아하며 많은 학교가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어디서 가르치든 학생들의 상호 대인관계가 개선되고 학업에 더욱더 열의를 가지게 된다는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 선택이론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면 많은 학교들이 골치 썩히고 있는 폭력이나 기타 문제를 예방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두뇌화학이라는 가짜과학을 가지고 심리치료를 전면 교체하려는 현재의 심리치료 방향에 매우 놀랐다. 우리는 정신질환이 있다고 잘못 규정되거나 두뇌 작용 약물에 중독된 사람은 모두 두뇌의 화학작용이 불균형상태에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 언론매체의 선전에 폭격을 받고 있다시피 한다.

신경전달 화학물질의 갑작스런 불균형 상태에 따른 질병은 원인이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그러나 아직까지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추정되는 유전자의 결함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현재 두뇌심리학자들은 활동 중인 두뇌를 컴퓨터 스크린으로 들여다보면서 우리 삶을 두뇌화학의 수준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보기 위해서 여러 가지로 노력했지만 실패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후 자기를 공감해줄 수 있는 심리치료가의 도움으로 관계개선을 절실히 바라는 사람의 두뇌를 컴퓨터로 들여다보면서 이런 생각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는 대신 두뇌전문가들은 대부분의 경우에 내담자들의 두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가 되었다는 식으로 말한다.

내담자들은 두뇌의 비정상적인 면에 대해 컴퓨터로 시각화된 영상을 보면서 스크린에 나타나는 질병이나 중독증상의 원인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하며 프로작같은 심리 치료적 약물을 복용해서 두뇌를 정상으로 돌려놓아야만 치료가 가능할 거라는 얘기를 듣는다.

그런 약이 증상을 감소시키고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거나 자가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고 그들이 핵심문제, 효과적인 불만족스런 인간관계 - 효과적 심리치료가 최선이다 - 를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이건 너무도 확실한 것이다. 결국 흰색 가운을 입은 의사들이 컴퓨터 화면을 작동하면서 그런 일을 다룬다면 그게 단지 과학밖에 더되겠는가? 그리고 그 당시 현재 시간으로 화면에 나타나는 것이 두뇌의 정확한 작동에 대한 반영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한 추정일 뿐이다.(구체적인 내용과 사건은 알지 못한다.)

두뇌작동과 사건발생은 동시에 일어나므로 어느 것이 다른 어느 것의 원인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이 증명되지 않은 사건을 두고 연관시킨 것이 대단히 많은 가짜과학의 기초가 되었다; 말라리아는 한때 나쁜 밤공기 탓인 것으로 알았다. 실제로 컴퓨터에 나타나는 것은 당연히 기대했던 것이다(*아픈 사람의 두뇌가 정상이 아닐 것이야 당연히 가정했던 것이다 라는 뜻).

그것은 당시 내담자가 선택한 행동에 대한 반영이다. 만일 내담자가 우울하기를 선택했다면 (우울증이라고 명사로 쓰는 것보다 우울하기라고 동사로 쓰는 것이 훨씬 정확하다. 그것이 조직되고 의도되고 선택된 행동이라는 것을 나타내기에) 이것은 선택과 연관이 있는 두뇌의 생리작용이다.

만일 동일한 그 사람이 행복하기를 선택하면 스크린에 보다 더 정상적인 생리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스크린은 그게 무엇이든 그 선택을 반영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관찰하는 것이 전부 불행한 사람의 두뇌라면, 속단하기 쉬울 것이다. 만일 두뇌 자체가 진짜 문제라면 심리치료는 효과가 없어야 되고 어느 누구도 중독으로부터 치료될 수 없을 것이다.

: 예를 들어 알코올중독자는 AA클럽에 가도 도움이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현재 인간관계를 개선하는데 초점을 둔 심리치료로부터 대단한 도움을 얻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수백만 명이 니코틴 중독을 포함한 우리가 알고 있는 중독으로부터 회복됐다는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AA와 기타 12단계 프로그램에서 하는 일은 옛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새롭고 보다 더 만족스런 관계를 찾아내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만일 두뇌화학요법 심리치료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마약이 사람의 두뇌를 약이 없이 지낼 수 없는 지경까지 영구적으로 망가뜨렸다면 회복될 길도 역시 없을 것이다.

두뇌 화학요법 심리치료사들은 개선된 인간관계를 가져오게 하는 중독치료방법이 어째서 마약복용욕구에 저항하도록 하며 수년 동안 말짱하게 지낼 수 있도록 저항하는 힘을 주는 지 혹은 많은 사람들이 여생동안 그렇게 지낼 수 있게 만드는지 설명하지도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내가 두뇌 심리치료사라면 좋은 인간관계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두뇌를 비교해 보겠다. 그러면 상담자가 효과적이거나 비효과적인 심리적 개입을 했을 때의 차이점을 밝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저술한 새 책 ‘Choice Theory, A New Psychology of Personal Freedom’은 여기 논의한 것들을 보다 더 상세하게 밝히는 책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가족, 결혼상대, 학교, 직장에서 보다 더 효과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것을 배워서 인생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영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