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고맙다! 다 고맙다!

넉넉함으로 물들어야 할 가을 녘은 스산한 바람이 지난 자리가 되었다. 한 해를 보내며 이런저런 만남 속에서 들려야 할 왁자지껄한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몰고 또 다른 소용돌이에 갇힌 채 들리지 않는다.

‘조금 있으면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로 2년 가까운 세월을 견뎌온 사람들의 마음은 빠르게 확산하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협 속에 쪼그라들고 있다. 당장 부딪쳐야 하는 현실이 고난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버티고 있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두려움이라는 이름으로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답답한 마음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11월 말의 하늘은 왜 이리도 맑고 푸른지. 높푸른 하늘이 내려주는 따스한 햇볕을 온몸으로 맞이하는데 시 한 편이 머릿속에 맴돈다.

김종원 시인의 ‘고맙다 고맙다 다 고맙다’라는 제목의 시다.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쓰린 이별 덕분에/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내 머리 위에서/ 무너지지 않고 든든하게 서 있는/ 푸른 하늘에게도 고맙다.’

시인은 쓰린 이별 덕분에 하늘이 무너질 것 같다고 했지만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세상을 살고 있다. 삶의 터전인 식당과 각종 스몰비즈니스를 비롯한 사업과 직장의 어려움, 건강의 문제, 아이들 교육과 신앙까지 세상은 온통 어수선 산란하기만 하다.

이유야 다르지만 무너질 것 같은 하늘 아래 사는 우리에게 시인은 무너지지 않고 든든하게 서 있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라고, 그 하늘을 향해 ‘고맙다’라고 말해 보라고 한다. 고맙다. 정말 고맙다. 마음 시리게 고맙다. 시인의 표현처럼 아직도 내 머리 위에서 무너지지 않고 든든하게 서 있는 푸른 하늘이 고맙다.

무너지지 않고 든든하게 서 있는 푸른 하늘에게 고맙다고 했던 시인은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주신 하나님께도 감사한다고 하면서 이렇게 시를 맺었다. “고맙다! 고맙다! 다 고맙다 이 세상은 고마운 것 투성이다.”

정말 그렇다. 이 세상은 고마운 것 투성이다. 이렇게나마 견딜 힘이 있다는 것도 고맙고 내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도 고맙다. 시끌벅적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고맙다. 오늘을 살아갈 삶의 터전이 있고, 피곤한 육신이 쉴 수 있는 가정이 있다는 것도 고맙다. 나를 믿고 지켜주는 가족도 고맙다.

산카 49기의 소상공인 지원단이 그래서 기대가 된다. 그리고 지원단이 만들어지는 것이 너무 고맙다.

한 장 남은 달력도 고맙고, 2022년이라는 새해가 기다리고 있음도 고맙다.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준 코로나 바이러스에게도 고맙고, 하늘도 바다도 꽃도 나무도 바위도 모두 모두 우리 곁에 있어 줘서 고맙다. 우리도 시인처럼 외쳐 보자. “고맙다 고맙다 다 고맙다 이 세상은 고마운 것 투성이다”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