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크래프팅 (Job Crafting; 직무가공)

직장인이 업무만족도와 행복감을 높이기 위해 자기에게 주어진일을 의미있는 활동으로 바꾸는 것

 [직장 못바꾼다면 일에 대한 태도 바꿔라… '잡 크래프팅']

세계적 테마파크(대형 놀이공원)인 디즈니랜드 청소부는 자신의 역할을 '각종 공연이나 놀이기구의 즐거움을 높이는 무대 만들기'라고 정의한다. 어떤 청소부는 놀이기구를 타려고 기다리는 고객을 위해 바닥에 빗자루와 물로 미키 마우스를 그리고, 어떤 청소부는 쓰레기통을 두드리며 즉석 연주에 나선다. 환경 정리만 하는 게 아니라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는 것이다.

자신의 직무에 만족하는 직장인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자아실현보다 돈을 벌기 위해 직장에 다닌다고 대답한다. 세계 경제 위기의 여파로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졌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神)'으로 평가받는 이나모리 가즈오 전 교세라 회장이 "원하는 직장에, 원하는 업무를 맡아, 원하는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99.9%가 자신이 꿈꾸던 것과 다른 일을 하게 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능동적으로 일하면 만족도 높아져"

최근 전반적인 업무 만족도와 행복감을 높이기 위해 '잡 크래프팅(job craf ting·직무 가공)'에 관심을 가지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잡 크래프팅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직장인이 업무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거나, 직무 기술서상에 규정된 업무 범위에 얽매이지 않고 자발적으로 자신의 업무 범위와 관계를 조정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다키타 요지로 감독의 일본 영화 '굿바이'엔 자신의 업무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사례가 나온다. 이 영화는 죽은 이의 몸을 깨끗이 한 뒤 살아 있는 사람처럼 화장을 하고 옷을 입히는 납관 도우미에 대한 이야기다. 첼리스트에서 우연히 납관 도우미가 된 주인공은 처음엔 자신의 직업을 가족에게조차 알리지 못했지만, 어느덧 자신의 일을 '고인의 마지막 순간을 가장 아름답게 배웅하는 직업'으로 인식하게 된다.

업무 범위와 관계를 조정하는 형태의 잡 크래프팅 사례로는 최근 많은 기업이 도입하고 있는 셀(cell) 생산 방식을 꼽을 수 있다. 기존 컨베이어 생산 방식은 많은 직원이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단순 작업을 반복하는 것이라면, 셀 방식은 소수 작업자가 모든 공정을 책임지고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셀 방식은 다품종소량생산 때 생산성 향상은 물론 직원 개개인의 책임 의식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올해 1월부터 셀 방식의 일종인 모듈(module) 방식 생산을 도입한 이후 생산성 향상과 불량률 감소 효과를 거두고 있다. 장시호 삼성전자 전무는 "모듈 생산 방식은 최고급 명품 자동차 생산에 적용하던 방식"이라면서 "생산 방식을 바꾼 이후 1인당 생산성은 25% 높아졌고, 불량률은 50% 이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일부 헤어 디자이너가 머리 손질 중 고객과 친근한 대화를 나누면서 재방문을 이끌어내는 마케터로 변신하는 것도 비슷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직무 기술서에 얽매이지 말라"
이하 생략...

출처: 조선일보 2013.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