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 화 (정신대)

긴 무더운 여름날

깊은 숲속가 에는

청초함으로 함초롬히 아름다웁게

거룩한 삶으로 꽃 피어나든 날에

파랑새는 그렇게도 슬피 울었다

칠흙같은 밤 뇌성소리에

수많은 봉선화꽃 떨어지든 밤

소낙비만 하염없이 하염없이

떨어져 버린꽃 씻어내렸는데

꿈을 꾸어도 꿈-꾸어도

지나간 밤 꿈은 아니었고

씻어내려해도 씻어내려해도

피맺힌상처는 사라지지않고

흘려도 흘려도 눈물은

메마르지않는 강이어라

먼훗날-- 꽃잎들의 절규가

세월의 바람에 날아가버린들

소녀들의 손톱에 빨갛게물들인

봉선화는 어느외딴 숲속길가에

외로히 그 자리를

지키고있으리

2012년 3월1일 장 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