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창의적인 인재는 어떤 인재인가요?

아마도 기발한 발상을 하는 사람 정도가 아닐까요?

하지만 이는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창의적인 인재라는 정의 자체가 시대에 따라 변하기 때문입니다.

농경사회에서 가장 창의적인 사람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산업사회에서는 아마도 포드를 꼽을 수 있을 것이고,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빌 게이츠를 꼽아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그럼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사회(저는 공감사회라고 부릅니다)에서의 창의적인 인재는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요?

저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꼽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시대에 따라 창의적인 인재가 달라질까요?

그건 누구를 위해 창의적인 능력을 발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빈치는 농경사회의 권력자였던 왕과 교황을 위해 능력을 발휘한 것이죠.

스티브 잡스는 공감사회의 권력자인 영리한 군중(smart mob)을 위해 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창의적인 인재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포드와 다른 점은 바로 제품으로 얘기하지 않고, 공감사회의 권력자인 영리한 군중(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창조하기 때문입니다.

공감사회에서는 제품이나 기술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한 수단일 따름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입니다.

산업사회에서는 제품을 팔아 돈을 벌었다면, 공감사회에서는 제품이 창출하는 가치를 파는 것입니다.

아이폰 자체가 품질이 좋고 싸서 인기가 있는 게 아니라, 앱을 비롯해서 아이폰이 만들어내는 가치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입니다.

그럼 어떤 인재가 스티브 잡스 형 창의적 인재일까요?

스티브 잡스가 주장하는 공학과 인문학의 결합(융합)이라는 개념이 바로 새로운 시대의 창의적인 인재가 갖춰야할 조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학이 'know-how'를 얘기한다면, 인문학은 ‘know-why’ 또는 ‘know-what’을 얘기합니다.

바로 'know-why'를 통해 ‘know-how’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재가 바로 스티브 잡스 형 창의적 인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너무 어렵게 설명했나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과거에는 제품을 어떻게 싸고 좋게 만드느냐(know-how)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했다면, 이제는 어떤 제품을 만드느냐(know-what)가 중요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제품을 만들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know-why’를 생각해 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엔지니어들의 강점은 ‘know-how’에 있습니다.

과거에는 ‘know-how’ 능력을 많이 가진 엔지니어가 창의적인 엔지니어였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시대의 창의적인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는 ‘know-why’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능력도 키워야 합니다.

‘know-why’를 통해 방향을 잡고, ‘know-how’를 통해 구체화하는 융합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