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전념치료(ACT)는 자기이해에 대한 각각의 방식이 인간의 잠재력과 기능에 대해 폭넓은 함의를 갖는다고 보고, 인간의 생존에 유용하기도 하지만 엄청난 고통과 한계로 이끌기도 하는 개념화된 자기와 고통에서 자유롭게 하고 고통을 감소하는 길인 맥락으로서의 자기(self as context)를 구분한다. 아동은 성장하고 배움을 가지면서 의도적이지는 않아도 다양한 사회화 훈련과정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자신의 감정과 생활사가 어떻게 자기 행동의 원인이 되고 행동을 정당화하는지에 대한 그럴듯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해서 아동은 성인처럼 설명하고 평가하고 탐구하며 질문하는 정교한 언어적 행위 레퍼토리를 개발하게 된다.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마음이 활성화되어 작동하며, 마음의 창을 통해 자신과 세상에 대해 보다 많은 것을 이해하고 알기 때문에 자신과 타인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스스로가 만들어 낸 이야기를 믿고 그에 따라 살아가기 시작한다. 이와 같은 사회화 훈련과정의 결과로 개념화된 자기(혹은 내용적 자기)가 형성된다. 즉,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스스로 개발한 믿음이나 또는 만들어 낸 자신의 존재를 잘 설명하는 듯한 '나는 우울한 사람이다.' '나는 똑똑하다.' '나는 희생자다.' '나는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이다.'와 같이 '나는 ~이다.'라는 식으로 다양하게 표현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개념화된 자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기개념이 진실인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모든 심상, 생각, 행동은 자기 내용과 관련이 있으며, 이 같은 정신적 내용을 흔히 정체성이라고 부른다.

사회공동체의 관점에서 보면 개념화된 자기와의 융합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이 그의 행동을 더 잘 이해하도록 해 주어 그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게 해 주고, 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 차원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정체성을 구성하고 상황을 평가하고 통제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바로 그 언어적 과정이 효과가 없고 파괴적인 행동을 야기할 수 있으며, 문제가 있는 생활패턴에 가둘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일관성을 추구하고 정당화하며 설명하고 평가하려는 마음의 성향 때문에 삶을 제한하는 언어적 구속에 갇혀 버릴 수 있다. 이처럼 특정의 개념화된 자기는 고통과 투쟁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그로 인해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나 가치를 잃을 수 있다.

그리고 개념화된 자기의 언어적 지식에는 한계가 있어서 행동에 영향을 미쳤거나 미치고 있는 모든 과거경험과 맥락을 완전히 알 수 없고, 대신에 삶에 대한 불완전한 이해로 말미암아 여러 가지 이야기, 정당화, 설명을 갖게 되며, 이러한 것은 많은 사실과 행동양상을 설명해 주기도 하지만 삶의 도움에 상당한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Luoma, Hayes, & Walser,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