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경계선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BPD)를 치료하기 위해 1994년 리네한(Linehan)이 개발한 다면적 치료 프로그램

처음에는 자살, 자해를 보이는 경계선 성격장애 내담자를 효율적으로 돕기 위해 창안되었으나, 동기강화, 대처기술 증진, 강점강화 등의 목적으로 확대되어 적용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대립되는 사상들이 균형을 이루고 통합 및 종합하는 것을 강조하는 변증법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사고, 정서, 행동의 변화를 촉진하는 여러 가지 인지행동적 전략과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활동을 절충하여 구성되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우선 1년 동안 치료에 참여하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해야 하고, 개인심리치료와 집단 기술훈련에 매주 참여한다. 개인심리치료 회기에서는 집단훈련에서 익힌 기술들을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작업을 개인치료자와 함께 연습한다. 집단 기술훈련 회기는 핵심 마음챙김, 대인관계 효율성, 정서조절, 고통 인내 기술의 네 가지 모듈로 진행된다. 핵심 마음챙김 모듈은 프로그램의 오리엔테이션 과정이라 볼 수 있는데, 마음챙김 기술훈련의 이론적 근거, 세 가지 마음상태, 세 가지 마음챙김 기술, 세 가지 마음챙김 태도, 주의조절능력의 중요성과 필요성 등에 대한 설명해 주고 정보를 준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내담자가 지녀야 할 세 가지 마음상태는 합리적 마음(reasonable mind), 정서적 마음(emotion mind), 현명한 마음(wise mind)이다. 합리적 마음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면서 사실을 인지하고 계획을 세우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을 말한다. 정서적 마음은 정서가 사고와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며 이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돕고 자신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을 감수하거나 창조적이고 예술적 활동을 촉진하는 등 어떤 일을 하도록 동기화하는 상태를 말한다.

현명한 마음은 합리적 마음과 정서적 마음이 통합된 상태를 말한다. 현명한 마음은 균형상태를 유지하고 정서와 이성을 변증법적으로 통합하는 종합적인 마음상태로서 지식과 직관이 포함되어 있다. 변증법적 행동치료에서 현명한 마음이란 보편적인 인간능력으로 개념화하여, 프로그램의 궁극적 목적은 합리적 마음과 정서적 마음의 균형을 이루어 현명한 마음을 형성하는 것이다.

마음챙김을 위한 세 가지 기술은 관찰하기(observing), 기술하기(describing),참여하기(participating)다. 관찰하기는 현재 순간에 일어나고 있는 생각, 신체적 감각, 정서, 충동 등 내적 경험과 소리, 외부환경, 냄새 등 외적 경험을 무시하거나 벗어나지 않은 채 그냥 알아차리며 느끼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이때 느끼는 경험들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실패든 성공이든 무엇이든 간에 현재 그 순간에 경험한 것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기술하기는 관찰한 경험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관찰한 모든 경험을 언어화하며 특히 생각이나 느낌을 경험하게 되면 사실 여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인식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 기술하도록 한다. 이는 사고나 감정이 자동적으로 부정적 측면이나 부적응적 과정으로 흘러 들어가는 경향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참여하기는 현재의 순간에 활동을 완전하게 수행하는 것, 완전히 관여하는 것, 자의식 없이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말한다. 즉, 이 같은 활동은 '어리석은 거야.' '부끄러운 일이야.'와 같이 평가를 한다거나 주의가 산만해지지 않은 채 온전히 집단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마음챙김에 대하여 가져야 할 세 가지 태도는 비판단적으로(nonjudgmentally), 하나씩 마음챙김하며(one-mindfully), 효과적으로(effectively) 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판단적인 태도는 경험에 대하여 좋은 것 또는 나쁜 것과 같이 어떠한 평가를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정적 판단을 긍정적 판단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이든 싫은 것이든 현재 순간의 모든 경험을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 하나씩 마음챙김하는 태도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말한다. 효과적으로 행동하는 태도는 일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선호나 의견만 내세우기보다는 실질적으로 행동하거나 상황의 실재 인식하기, 자신의 목적 확인하기, 성취하기 위해 효과적인 방법 생각하기 등을 말한다.

집단 기술훈련의 정서조절 모듈은 정서 촉발 사건, 사건에 대한 내담자의 해석, 정서의 주관적인 경험, 행동충동, 실제로 한 행동, 정서의 추후효과 등 정서적 측면을 관찰하고 기술하기 위한 방법을 훈련시킨다. 그리고 고통 인내 기술모듈은 고통은 피할 수 없는 것이며 삶의 일부이므로 고통을 잘 견디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래서 고통 때문에 정서를 판단하거나 억제하거나 변화시키거나 방어하려 하지 않고 일어나는 그대로 경험함으로써 더 이상 부적응적인 행동을 하지 않고 그러한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고통을 견디게 하는 기술은, 고통스러운 현실을 인식하고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변화시키려는 쓸데없는 노력을 그만두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인데, 여기에는 호흡 알아차리기, 느리고 완전하게 자각하기, 모든 순간을 알아차리기, 차 끓이기, 설거지하기와 같은 간단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있다. 이 프로그램의 지도자는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MBSR)나 마음챙김에 근거한 인지치료(MBCT)와 같이 마음챙김에 대하여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활동을 하는 동안 참여자들의 어려움을 공감해 주어야 하고, 수련 후에는 활동에 대한 경험에 관해 토론을 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