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인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에 대해 대체적인 윤곽을 그려 볼 수 있게 해 주는 자료들이 세계적으로 꽤 많이 축적되어 >있다. 종교 교리나 문화적 관습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과학이 >발전하면서 그전까지는 비과학적이라고 여겨졌던 사실들이 오히려 진실로 밝혀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일부 의사들이 주축이 돼 이러한 현상에 대한 연구를 하여 <란셋(Lancet)>같은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되는 등 이제는 의학의 한 분야로도 발전해 나가고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인지하는 근사 체험

심장박동이 멎었으나 심폐소생술로 >다시 살아난 사람 중 일부가 경험하는 근사 체험이나 임종을 앞둔 환자가 겪는 삶의 종말 체험(Deathbed >Vision)과 같은 현상은 죽음과 관련해 일어나는 대단히 중요한 영적인 체험이다. 근사 >체험의 요소는 자신 죽었다는 인식, 긍정적인 감정, 체외 >이탈, 터널을 통과함, 밝은 빛과의 교신, 천상의 풍경을 관찰함, 이미 세상을 떠난 가족과 친지와 만남, 자신의 생을 회고함,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인지함이다.

근사 체험을 통해 다른 >사람에 대해 더욱 공감하게 되고, 인생의 목적을 더 잘 이해하며, 영적인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지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사후 생에 대한 믿음과 일상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심장 박동이 멈추어 우리의 >육체가 더 이상 기능하지 않게 되면서 부패해 가더라도 우리의 의식은 또렷이 유지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경이로움은 이후 삶을 바라보는 필자의 >시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죽음을 내포한 생명의 본질과 의미에 대해 깊은 인식에 이르게 되어, 고난과 역경을 영적인 성장의 기회로 껴안게 되고, 주어진 삶을

더욱더 충만하게 향유하게 >되었다.

뇌에 국한되지 않는 영구불멸의 >의식

2015년 9월 국제적으로 명망 >있는 다수의 학자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Tucson)에 모여 의식의 비국소성(Non-locality)에 대한 선언문을 발표하였다. 모임의 목적은 >우리가 죽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알아보고,이를 임종기 환자가 품위 있는 죽음을 맞도록 자비롭고 >인도적인 돌봄에 적용하는 것이었다.

11개 조항으로 된 이 선언문을 요약하면 우리 의식은 뇌 같은 특정한 곳이나 >특정한 시간에 한정되지 않고 육체의 죽음 뒤에도 계속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선언에는 생물학, 신경과학, 심리학, 의학, 정신의학을 전공한 학자와 다수의 임상의사도 참석하였다. 이렇게 결론을 >내린 것은 근사체험, 삶의 종말 체험, 사후 통신, 영매 연구 그리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환생 연구에 힘입은 바가 크다.

물질 위주의 과학이 발달하면서 >개발된 심폐소생술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수천 건 이상의 근사 체험 사례가 축적되면서, 주류 과학계에서는 >인정하지 않던 의식의 (뇌로부터의) 독립적인 실체가 조금씩 >알려지게 된 것은 역설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선언에 있는 ‘뇌에 >국한되지 않은 영구 불멸의 의식(Immortal ,Non-local Consciousness)’이란 >용어가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말기 암 진단을 받았거나 >임종이 임박한 사람들도 이러한 체험에 대해 알고 있으면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심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의료진 뿐만 아니라 가족들 역시 이러한 현상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영적인 >체험을 하는 환자들을 정신이 온전치 않은 것으로 보고 이를 위축시키거나 신경안정제 등의 약을 투여하는 대신에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평화로운 이별은 그런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삶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수년 전 암 수술을 받은 >지인은 “죽음 강의를 들은 후 죽음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그렇다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지만 또 다른 세계에서 그리운 이들을 만난다는 생각은 즐겁기까지 하다”

고 소감을 얘기했다.

죽음과 관련해 일어나는 >중요한 영적인 현상을 아는 것은 우리의 삶에 크나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수명을 다하게

됐을 때 훌륭한 죽음과 >아름다운 마무리를 가능케 해 주는 값진 앎이

될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삶에도 큰 변화가 온다. 재물이나 자식의 성적과 같이 지상에서 머물렀던 시선을 >삶의 진정한 의미로 향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내가 이생에서 의미 있게 살다가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그리고 >무한한 우주에 자신이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순간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삼성그룹 퇴임임원(성우회)대상 >특강(2021.12.6)

 정현채/서울대대학교 명예교수(의대,내과학)

*지성인이라면

삶의 마무리도 아름다워야 되고

화장실에서 마무리도 아름다워야 됩니다. ㅎ

찰나를 열심히 살아야 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