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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영철 와이씨에이치알랩 대표 컨설턴트/ 《팀플레이 법칙》 저자

# 출처 : HR insight

리더십보다 팀플레이

오랜 시간 동안 조직은 '리더십'에 매몰돼 있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성과와 팀원 성장의 책임을 리더에게 물었다. 그런데 과연 리더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제대로 일하기만 하면 일이 팍팍 돌아가고 성과가 나며 구성원이 회사에 정착하고 성장하게 되는 걸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구성원들의 욕구가 점점 다양해지고, 현장의 이슈가 복잡해지며, 업무 도구는 전문화되고 있어 팀장이 혼자 성과와 성장을 책임지기에는 관리의 범위와 종류가 너무 넓고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리더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팀장의 리더십만큼 팀원의 팔로워십도 중요하고 팀장과 팀원의 팀플레이가 더 중요하다. 팀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팀장이나 팀원 개인의 고민에 기대선 안 되며 팀장과 팀원이 함께 생각하고 소통하고 행동하는 것이 근간이 되어야 한다. 즉 팀 성과는 팀장의 리더십과 팀원의 팔로워십의 곱셈인 팀플레이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심리적 안전감과 일하는 스타일을 고려한 팀플레이 
팀플레이로 일하는 팀 분위기를 만들고자 할 때 무엇을 챙겨야 할까?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설리 : 허드슨 강의 기적>의 예시를 통해 탁월한 팀플레이를 위해 우리가 챙겨야 할 요소를 살펴보자.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8명의 특공대원이 적진 깊숙이 침투해 라이언 일병을 구하는 내용이다. 1명을 구하려 8명이 희생을 감수하다니 효율성과 생산성에 반대된다. 영화에서도 8명의 공수부대원들이 라이언 일병을 구하러 가는 중에 과연 1명의 생명이 다른 8명의 생명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인지 고민한다. 이에 대해 주인공인 밀러 대위는 "우리가 구하는 것은 라이언이라는 1명의 개인이 아닌 우리 자신일지 모른다"고 말한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필자는 이 영화가 8명의 목숨과 1명의 목숨을 비교하는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과 개인 간의 신뢰를 다룬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필자는 '8명 중 누구라도 낙오된 1명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에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충격을 받았다. 나라를 위해 전쟁에 나갔는데, 각자 알아서 살아남으라면 어느 누가 희생할까? 회사도 마찬가지다. 전체의 성과를 위해 개인이 책임감을 갖고 도전적으로 일하다가 실수를 했는데 각자 알아서 책임지라고 하면 누가 책임의식을 갖고 도전적으로 일할까?

팀을 일하는 분위기로 만들고 싶을 때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심리적 안전감이다. 심리적 안전감은 자신이 다른 동료를 도우면 동료들도 자신을 도울 것이라는 신뢰, 자신이 업무 관련 아이디어를 내면 동료들이 함께 감당해줄 것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의식이다. 팀의 심리적 안전감은 화려한 소통기술과 다양한 문제해결역량을 개인이 혼자 학습해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팀장과 팀원 간 생각의 차이와 소통법의 차이를 좁혀나갈 때에만 확보할 수 있다.

팀을 일하는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 챙겨야 할 또 다른 사항을 살펴보자. <설리 : 허드슨 강의 기적>은 승객 155명을 태운 비행기가 허드슨 강에 불시착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이 영화에서는 불시착 사고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는 기장과 부기장의 침착한 대처와 판단 덕이었다. 그러나 사고 조사과정에서 조사관들은 불시착의 원인이 기장의 잘못된 판단이 아니었는지 의심했다. 이후 진상을 파악한 조사관들은 기장에게 사과하고 그를 영웅이라 추켜세웠으나, 기장 설리는 자신은 영웅이 아니며 승무원, 승객 전원, 관제탑, 페리 승무원, 경찰과 소방당국 등 모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답한다. 우리는 팀으로서 할 일을 했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한 명의 영웅보다 기장과 부기장, 승무원이 한 팀으로 손발을 맞춰 사고에 대처하는 스토리를 그린다. 우리가 팀을 일하는 분위기로 만들고 싶다면 이들처럼 손발을 맞춰 일하는 법을 만들고 체득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일하는 순서 매뉴얼 하나를 만들어 따르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각자의 일하는 성향과 업무 특성에 맞는 일하는 스타일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일하는 방법을 기반으로 손발을 맞춰야 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우리가 팀을 일하는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심리적 안전감을 갖춰야 하고, 개인의 일하는 스타일에 부합하는 업무 방식을 만들어 팀플레이 해야 한다. 팀플레이는 일의 목적을 생각하며 목표를 설계하고, 공유된 목표를 성과로 만들기 위해 팀장과 팀원이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 팀은 과연 팀플레이를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