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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덕경 작성일 2009-12-31
제목 미망(未忘) 조회수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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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미망(未忘) ㅡ<br><br>미련의 고삐를 채 삭이지 못하여<br><br>무시로 배달되는 산 자의 넋두리가<br><br>수취인 불명으로 되돌아갈까 두려워<br><br>나 아직 아무데도 갈 수가 없어<br><br> <br><br>비행에 익숙해진 영혼들은<br><br>한낮에도 새가 되어 자유로운데<br><br>저녁 해 뉘엿뉘엿 넘어가서야<br><br>올 굵은 삼베자락 뒤집어쓰고<br><br>송장메뚜기 하나 둘 몸을 일으켜<br><br>하늘 걷는 연습을 한다<br><br> <br><br>무덤의 풀을 베지 말라<br><br>비석도 망부석도 세우지 말라<br><br>무너진 봉분 한 귀퉁이도 버려 두어라<br><br>너의 가슴속 또 다른 무덤을 마저 허물어라<br><br>그것이 나를 자유롭게 하는 일이다<br><br> <br><br>무덤위로 흰 새 한 마리 날아올라<br><br>산아래 마을로 곤두박질 친다<br><br>미련의 고삐가 아직은 덜 삭았나 보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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