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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재흥 작성일 2010-12-15
제목 분노의 정의 조회수 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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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사전적 의미는 “실제 혹은 가상의 상해로 인해 생기는 강렬한 불쾌 감정; 종종 복수를 하거나 가해자 쪽으로부터 만족을 얻고자하는 욕구가 동반되는 것”으로 정의한다. <br> 또한, 분노는 분하여 몹시 성을 냄, 불쾌 또는 적대적 감정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관련용어로는 화(몹시 노여움을 타거나 못마땅해서 또는 뜻대로 되지 않거나 언짢아서 나는 성), 역정(매우 언짢거나 못마땅하게 여기어 내는 성), 성(몹시 노엽거나 분하여 내는 언짢은 감정, 불유쾌한 충동으로 속에서 왈칵 치밀어 오르는 노여운 감정), 격분, 분개 등이 있다. <br> 분노는 분개와 노함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는데, 분개는 부당하다는 뜻이며, 노함은 감정적, 공격적 발현이다. 분노(忿怒)의 한자 표현은 여러갈래로 마음이 나뉘어 걷잡을 수 없는 행동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분노는 불안, 불편, 긴장, 분개, 좌절 등의 복합적 감정이라는 Stearns의 정의와 유사하다.<br><br> 역사적으로 그리스 및 로마시대로부터 현대 심리학에 이르기까지 분노와 분노관리라는 문제에 대한 Schimmel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br> 문헌상 최초로 분노의 문제에 체계적으로 접근한 이론가는 Aristotle이었으며 <br><br>로마의 스토아철학자 Seneca와 Plutach로 이어졌다. 분노의 정의에 대해서도 Aristotle, Seneca, Plutach 세사람의 견해가 거의 일치하고 있는데, 분노를 일정한 상황 또는 사건에 대한 인식적, 정서적, 행동적 측면을 모두 포함하는 복합적 반응이라고 개념화하고, 이 세 가지 측면을 포괄적으로 이해할 때, 비로소 분노의 현상을 파악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들은 분노란 “한사람이 타인으로부터 무례 또는 상처를 받았을 때 또는 무례 또는 상처를 받았다고 인식함으로서 발생하여 피해자의 행동이 분노를 일으킨 것으로 인식하는 가해자에게 위해를 가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도록 만드는 감정”이라고 하였고, 또한  “분노한 사람의 주관적 감정 속에는 무례 또는 상처에 대한 고통, 그리고 보복, 또는 해결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느끼는 쾌감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br> Aristotle, Seneca, Plutach 는 세 가지 측면에 걸쳐 광범위하게 정의하면서도 분노를 공격성, 또는 폭력성과는 엄밀하게 구분하였다. <br> Seneca는 “타인으로부터 상처를 입거나 또는 상처를 입었다는 인식도 없이 단지 습관적으로 잔혹한 행위를 즐기는 사람이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때 느끼는 감정은 분노가 아니라 야만성이고 폭력성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타인으로부터 받은 상처 또는 무례와 관련하여 인식적 도는 정서적 측면 중 어느 하나가 결여된 행동은 분노가 아니라는 견해이다.<br> 흥미롭게도 이 점에서는 Bandura 등 현대의 심리학자들도 같은 견해를 보이고 있다. Bandura는 공격적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든지 분노를 경험할 수 있음에 반하여, 분노를 느끼지 않으면서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동을 할 수도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br><br> 최근 학자들의 분노에 대한 정의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분노를 정의하는데 있어 무엇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이견이 있다.<br><br> 먼저 생리적 증상이나 심리적 증상에 강조를 둔 것이 있다. <br> 분노란 개인의 욕구가 어떠한 모습으로 방해를 받고 있을 무렵에 나타나는 불쾌감을 제거하려고 하는 반응에 수반되는 정서라고 하였고, 교감신경계가 높은 수준으로 활성화되어 강한 불쾌감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정서라 하였다.<br> 또한 분노의 표현이나 행동에 강조를 둔 정의가 있다. 분노란 공격의 저변에 깔려있는 주요 요소이며 우리가 감정적인 문제에 직면했을 때 공격적 행동을 통해 <br> 자기 존중감을 잃게 한다고 하였으며, 타인이나 물건에 신체적?언어적인 공격을 표출함으로써 자신이 화났다는 사실을 표출하는 내적 감정이라고 하였다.<br> Sharkin은 생리적, 정의적, 인지적, 운동 및 언어적 요소간의 상호작용을 포함하는 내적 상태로 보았으며, Berkowitz는 분노를 감정, 표현적 운동, 생리적 반응 및 일탈의 행위 혹은 이 모든 것의 조합으로 보았다. <br> Cater와 Frank(1995)는 분노가 개인의 가치, 본능적인 욕구, 기본 신념들을 보존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고 보았고, Crokenberg(1981)는 분노를 스트레스와 좌절에 대한 자연적인 반응으로 보았다. Spielberger(1979)는 분노를 스트레스의 정의적 반응이라고 보았으며, Rothenberg는 분노를 의사소통형식의 한 형태라고 하였다.  <br> 안근석(1991)은 분노는 교감신경계가 높은 수준으로 활성화되어 강한 불쾌감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정서라고 정의하였다.<br><br> 분노의 정의에 접근하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은 분노의 보편적 감정 양식 중의 하나인 좌절의 과정에 접근하는 것이다. <br> 좌절감은 이른바 스트레스라고 불리는 환경적 압박에서 기인한다.  생물학에서는 분노를 내외부적 요구와 위협, 그리고 압력에 대한 스트레스 반응으로 정의하는데, Beverly Engel은 분노가 다른 감정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생존을 보증하는 생물학적 심리적 방어수단이라고 한다.<br> 클라이드 내레모아는 “분노란 인간이 지위, 자존심, 신체적인 안정에 위협을 느끼는 데서 오는 강한 정서”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인간에게는 먹고 마시고 배설하는 생리적 욕구의 충족에서부터 지식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자기실현의 욕구의 충족에 이르기 까지 광범위한 목표가 있다. 이러한 “욕구충족을 방해하는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서 지니는 정서”를 분노라고 본다.<br> 분노를 좌절에 대한 공격으로 정의하고자 하는 Dollard의 좌절-공격 이론에 따르면 모든 공격적 욕구는 좌절의 경험에서 기인한다. 사람은 그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려는 시도에서 실패할 때 실패의 원인이 목표의 비현실성에 있거나 도는 장애물의 존재로 인한 것이거나 간에 좌절감을 느끼며 좌절은 곧 위협으로 느껴 질 수 있다. 위협을 당하게 되면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불안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 분노의 형태로 경험될 수도 있다.. 좌절감 외에도 분노를 일으키는 다른 요인 중 중요한 것으로는 자존심의 상실 위협이 있으며 심리적 갈등도 공격적인 반응의 유발요인이 될 수 있다. 분노와 좌절에 대한 접근 방법은 행동주의자들의 행동이론이 있는데, 그들은 분노를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학습된 반응으로 본다.<br> <br> Brown은 좌절의 정도와 분노간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좌절에 대한 내성개념을 사용해 연구한 결과, 좌절감이 내성의 한계를 넘어 설 때 분노는 의식적인 현상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Jersild(1962)는 인간은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자신에 대해 분노한다고 지적하였는데, 이러한 정의는 좌절감과 분노가 깊게 연관되어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Jersild는 대부분의 경우 분노는 두려움이나 적대감을 일으키는 위협적인 자극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는 점에서 분노는 적개심 공격성(욕)과는 엄밀히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br> Spielberger et al.(1983)은 적개심은 분노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대상이나 사람을 향한 공격적 행동을 동기화하는 태도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노와 다르다고 말해 분노와 적개심이 다른 요인임을 밝혔다.<br> 즉, 분노는 자율적 요소를 지닌 상황적, 일시적 반응이라는 점에서 분노가 누그러지고 난 뒤 남아있는 부정적 감정들, 예를 들어 분함, 그리고 원한 등으로 이루어진 적개심과는 다르다고 하였다. 분노는 또한 공격과 보복 충동을 수반하므로 공격성과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공격성은 공격 또는 보복행위 만을 유발하는데 반해, 분노는 이 밖에도 위축, 우울, 혹은 건설적 행동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두 개념은 서로 구별된다. <br>  또한 공격성은 사람이나 대상을 향한 파괴적, 처벌적 행동을 말하는 것이고, 분노와 적개심은 감정과 태도를 말하는 것이므로 이 들은 서로 구별된다.<br> 요컨대 공격성은  의도나 동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분노와는 다르고, 행동적인 요소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적개심과 다르다.<br> Abrahamson은 분노를 연속적인 다단계 구조를 가진 감정으로 보고 이를 짜증(annoyance), 좌절감(frustration), 분노(anger), 격분(rage or fury) 등으로 분류하였다. <br> 분노의 감정 중 가장 낮은 수준은 짜증인데 이는 누구나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수준에서 분노를 처리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분노 감정의 다음 단계는 목표를 성취하는데 장애가 있었을 때 발생하는 좌절감이다. 좌절이 발생하였으나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이 없을 때, 보다 강렬한 분노의 감정을 겪는다. 실직을 하였거나 또는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 환자는 자신의 무력감에 분노를 느낀다. 이러한 수준의 분노는 표출과 해결을 하는데 훨씬 더 큰 어려움이 따른다. 강렬한 분노에 사로잡히면 관심이 온통 이 곳에만 집중되어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정서적 균형을 되찾기 위해서는 중요한 주변인물 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가장 극단적인 형태는 격분이다. 이 단계에 이른 사람들은 완전히 분노의 감정에 사로잡혀서 감정의 표현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그 결과 공격적 행위가 발생하며, 당사자 또는 주변의 타인에게도 위험이 발생하게 된다. 격분은 모든 극복능력을 소진하도록 만든 장기간에 걸친 일련의 좌절적 경험에서 발생하기도 하고, 좌절을 극복할 능력을 완전히 상실해 버린 정신병적인 상태에서도 발생한다.<br><br> 분노가 정서인가 감정인가하는 데도 이견이 있다. Berkowitz(1983,1989,1990), Spielberger(1985) 그리고 안근석(1991)은 분노를 정서로 보았고, 반면에 Zelin et al(1972)은 분노를 감정으로 보았다. 감정은 일반적으로 생리적 변화를 포함하지 않으나 정서는 이를 포함하는 개념이므로 감정보다는 정서를 보다 광범위한 개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br><br> 분노는 모든 사람이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 느끼게 되는 하나의 강렬한 정서적 반응으로 일상생활에서 자주 경험하는 정서 중의 하나이지만 분노의 경향성에는 개인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br> Spielberger, Jacobs, Russel 과 Crane(1983)은 분노를 상태 분노와 특성 분노로 나누었다. 상태분노는 상황이나 시간에 따라 그 강도가 변하고 일시적으로 경험되는 정서 상태이며 현재의 성난 상태 격노한 상태 및 짜증난 상태를 말하며, 특성 분노는 상황이나 시간에 상관없이 비교적 지속적인 개인의 분노 유발기질 및 경향이며 평소의 화난 상태, 짜증난 상태, 답답한 상태를 얼마나 경험하는지를 말한다.<br> 특성 분노 수준이 높은 사람은 광범위한 상황들을 빈번히 분노 유발의 상황으로 지각하여 높은 상태의 분노로써 반응하기 쉽다. 즉 특성 분노가 높은 사람은 보다 쉽게 상태 분노 수준이 상승하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br><br> 또한 기능적인 면에서, 분노는  문제 또는 잠재적 위협을 경고한다. 그리고 동시에 그 문제나 위협을 직시하도록 격려하고,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그러므로 분노는 경보장치이자 생존 매커니즘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분노는 원래 정상적이고 건강한 감정이지만, 그것을 파괴적으로 혹은 은밀하게 행동으로 옮긴다든지, 아니면 자제하면서 다른 사람의 비난이나 언어적인 학대를 받아들인다든지 하면 그때는 정말로 대단히 부정적인 감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br> 이런 의미에서 분노는 원래 긍정적인 감정도 부정적인 감정도 아니다. <br> 그러므로 분노를 부정적 혹은 긍정적으로 만드는 것은 분노를 다루는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br> 이상의 두 가지 관점을 종합하면, 심리학에서 분노는 인류의 정상적인 감정이며, 외적인 공격에 대한 심리학적인 방어수단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능성 분노는 인류가 위험에 처해 있을 때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그러나 역기능성 분노는 분노자 자신의 인간관계와 몸과 마음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br><br> 이처럼 여러 가지 정의들을 종합해보면,<br> 분노 특히 정서로서의 분노는 신체적 불만, 좌절, 또는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자극으로 인해 대상에 대한 사고의 변화와 분노자 자신의 생리적인 변화를 수반하며 운동적 또는 언어적 행동의 한 형태로 드러나는 등, 즉 인지적, 생리적, 행동적 측면을 모두 포함하는 광범위한 정신 신체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br>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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