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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정희 작성일 2012-04-26
제목 새로올 봄을 기다리며--- 조회수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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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어제는 봄을 떠나보내려는 듯이 <br>세찬 바람과 함께 땅을 모두 적시고도 남을 만큼의 봄비가 내렸다.<br><br>비가 오려면 가만가만히 올 것이지<br>세찬 바람과 함께 휘몰아쳐 와서는 이제 막 활짝 피어났던 벗꽃잎을 모두 흔들어뜨려서 하얀색에 가까운 그 여린 연분홍 꽃잎이 꽃눈이 되어 떨어져 내리게 했다.<br><br>이곳에서는<br>계절이 늦은 탓도 있지만 내륙과는 상당한 온도차가 있는지라 <br>이제야 활짝 피어나 겨우 이틀정도 꽃다운 꽃을 피웠었다.<br><br>아파트 내부 중앙도로를 따라 양쪽으로 심어진 벗꽃나무는 <br>꽃망울이 맺힐 때무터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더니<br>긴 기다림 뒤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벗꽃들이<br>짧았지만 설레는 여심을 달래주었고 사람들을 거리로 나오게 하여<br>봄의 정취에 흠뻑 빠져들게 하였었다.<br><br>오늘! <br>그 벗꽃길은 소복히 쌓인 흰 꽃눈 길이 되어 주었다.<br>꽃잎이 진 아쉬움과 꽃눈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한 사람들은<br>소복히 쌓인 꽃눈을 두 손 가득히 담아 하늘로 흩뿌리고 있다.<br>흥얼거림인지 탄식인지 모를 소리를 타고 하늘로 오른 <br>꽃잎은 바람을 타고 두둥실 떠가고 있다. <br><br>꽃잎을 떨어뜨리고 앙상하게 붙은 꽃받침을 보면서 아쉬움에 한숨짖는 사람들에게<br>아쉬워하지 말라, 꽃잎은 땅에 떨어졌지만 이제 꽃술에서 생명의 원천인 씨앗을 맺으리니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br>앙상한 꽃받침 곁에서 연녹색의 나뭇잎이 뾰족히 솟아나고 있다.<br><br>이제 벗꽃나무는  <br>내년 봄에 올해보다 더 이쁘고 화사하고, 탐스런 꽃을 피우기 위해 뿌리에서, 나뭇잎에서, 줄기에서 아니 온몸으로<br>물과 햇빛과 바람을 자양분으로 힘찬 생명의 날개 짓을 할 것이다.<br><br>폭염의 여름에도, 청아한 가을에도, 혹한의 겨울에도 변함없이 그렇게----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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