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많은 시간을  존경, 영향력, 권력 등을 얻고자 애쓰거나 자기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며 보낸다. 바꾸어 말하면 타인과 비교해 자신의 순위를 매긴다. 또한 우리는 애정, 관심, 사랑을 표현함으로써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고자 한다. 때로는 순위 매기기와  관계 맺기를 결합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런 행동을 의식하면서 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어느 쪽이든 순위매기기와  관계 맺기는 거의 모든 대인관계 문제에 영향을 미친다.

순위 매기기와 관계 맺기는 모든 동물들에게서 관찰할 수 있는 행동이다. 하지만 이 두가지 활동이 우리의 모든 사회적 행동을 지배하는 주된 요인이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밝힌지는 얼마되지 않았다. 우리는 '관계 맺기와 순위 매기기'라는 말 대신에 '사랑Love 과 권력 Power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사랑은 넓게 보면 '관계맺기'의 하위 개념이라고 할 수 있으며, 권력을 결정하는 것은 사실 '순위 매기기'라고 할 수 있다. 

사랑 즉 관계 맺기를 갈망하면서도 정작 타인과 관계 맺을 때는 늘 권력, 즉 순위  매기기에 치중하는 사람은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이며, 낮은 자존감은 인간관계를 해친다.  물론 순위매기기가 잘못 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순위 매기기는 우리 삶의 한 부분이며, 유익한 점도 있다. 예컨대 우리는 스포츠 경기 같은 우호적인 경쟁을 즐긴다. 또 직업을 얻거나, 승진을 하거나, 좋은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 경쟁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회생활을 '순위 매기기'의 관점에서 본다면 자괴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위험이 있다.

살아가면서 단 한번도 좌절감이나 열패감에 맞닥뜨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 좌절감은 스스로에 대한 가치판단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며 일시적으로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생을 경쟁과 비교의 연속이라고 본다면 기쁨은 순간일 뿐 삶의 대부분을 고통에 사로잡혀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부적절한 순위 매기기에 집착하고 있는 사람들은 건강하거나 튼튼한 유대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주위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물론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가 되려고 하는 욕구와 노력을 깍아내리거나 헐뜯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사다리 꼭대기에 올라가고 싶어하는 욕구는 '순위 매기기'의 부정적인 면을 보지 못하도록 가로막을 수 있다. 마음의 상처, 트라우마를 치유하려면 순위매기기에는 덜 치중하며, 관계맺기에 더 신경써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