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마을에 “지돌석”이라는 노인이 있었다.

평생 백정일을 했던 노인은 그동안 모은 돈으로

저잣거리에 푸줏간을 내고 장사를 시작했다.

어느날 양반가의 젊은 자제 두 사람이 비슷한

시간에 고기를 사러왔다.

먼저 온 사람이 노인의 이름을 부르며 말했다.

“석돌아, 쇠고기 한근만 다오”

노인은 맛없는 부위를 대충 잘라 주었다.

뒤이어 들어온 또다른 사람은 노인이 천한

신분이지만 말을 놓기가 미안해 나름대로

좋은 말을골라 고기를 청했다.

“지서방, 나도 쇠고기 한근만 주시게”

자신을 높여 불러준 데 기분이 좋아진

노인은 가장 좋은 부위를 넉넉하게 잘라 건넸다.

먼저 고기를 받아든 사람이 가만히 보니

두 번째 온 사람이 들고있는 고기가

자기것보다 부위도 좋을뿐 아니라 양도 많아 보였다.

화가난 그는 노인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이놈아! 한자리에서 똑같이 한근을 샀는데

어째서 이사람것이 내것보다 좋고 많은 것이냐!”

그러자 지노인이 태연하게 말했다.

“손님 것은 『석돌이』놈이 자른 것이고

이분 것은 『지서방』이 자른 탓이라오!”

내가 상대를 낮추는데 상대가 나를

높여주기를 바랄 수 없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와 배려심이

우리의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