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간 갈등, 상담으로 풀어줘요"

전문가가 심리·미술 상담… 10주간 주 1회씩 저소득층에 무료로

＃사례1. 인천시 중구 신흥동에 사는 30대 맞벌이 부부인 강모씨와 박모씨는 툭하면 부부싸움을 했다. 남편인 강씨는 부인이 집을 치우지 않는다고 불평이었고 부인은 남편이 집안일에 전혀 무관심하다고 불만이었다. 두 사람은 지난 5~7월에 가족 치료를 받고 남편이 집안일에 좀 더 관심을 갖기로 하고 화해했다.

＃사례2. 남구 도화동에 사는 40대 주부 김모씨는 중학교 3학년인 자녀와 함께 얼마 전 가족 치료를 받았다. 김씨는 평소 자녀가 학교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고 나무라기만 했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가족 치료를 받으면서 김씨는 자녀가 심각한 불안 증세를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돼 병원 치료를 받게 하면서 자녀에 대해 많은 애정을 쏟고 있다.

한 가족이 상담원과 함께 둘러앉아 가정 내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인천시 여성복지관 제공한 가족이 상담원과 함께 둘러앉아 가정 내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인천시 여성복지관 제공

이는 인천시 여성복지관이 운영 중인 '가족 치료'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가족 치료는 여성복지관이 부모·자녀간이나 부부간의 갈등 또는 경제적·정신적 문제로 위기에 빠진 가정에게 가족간의 이해와 사랑을 되찾아주기 위해 2006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무료 프로그램이다. 대상은 저소득층 가정(4인가족 기준 월평균 소득 200만원 이하)이다. 지난 3년간 170여가정이 가족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 16가정이 가족 치료를 받고 있다.

복지관측은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문제를 해결해도 가정으로 돌아가면 다시 문제가 불거져 가정문제를 전체적으로 해결해야만 가정이 화목해진다고 판단해 가족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족 치료는 약 10주간에 걸쳐 월·수·금요일 중 당사자가 원하는 요일에 주 1회씩 1시간~1시간30분 정도로 진행된다. 복지관에는 심리치료전문가, 미술심리치료사 등 가족 상담 전문가 4명이 있다. 이들 중 1명씩이 한 가족과 동석한 가운데 가족간에 터놓고 이야기 하기, 솔직한 심정 표현하기, 상대방의 좋은 점 찾아내기 등의 대화 방식이나 그림 그리기, 창작물 만들기 등의 미술 치료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로 가족이 모여 회의를 하는 식으로 진행되나 속마음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는 가족은 미술 치료 방법을 사용한다.

가족 치료 희망 가정은 가족간의 문제의식과 프로그램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면접 상담 절차를 거친 후 성격과 심리 검사, 정신건강 검사, 자존감 검사 등 본격적인 상담 치료를 받게 된다.

복지관측은 "대부분 부인과 자녀가 먼저 참여한 후 3~4회가 진행되면 남편도 동석하게 된다"면서 "처음에는 상대에 대한 불평불만을 쏟아내다 4~5회 정도가 지나면 남편과 아내, 자녀의 입장을 서로 헤아려보게 된다"고 말했다.

복지관측은 경제적인 이유, 상대방의 무시, 자녀의 학교 생활 부적응 등이 가정 불화의 주된 요인이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허심탄회하게 많은 대화를 나누도록 유도한다고 했다.

가족 치료 담당인 김미애씨는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지만, 이제는 여성들도 경제적 관념을 바꿔야 가정이 보다 화목해질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남편만 경제적인 책임을 지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남편이 불가피하게 실직을 했다면 남편을 몰아세울 것이 아니라 부인들도 생활전선에 뛰어들겠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가족 치료를 받기 원하는 가정은 복지관(☎434-6436~7)으로 연락하면 된다. 복지관 홈페이지(women-center. incheon.go.kr) 참고.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