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형광등이올시다. 왜냐고요?

젊어선 툭하면 담넘어 호박떨어지는 소리를 알아냈고

척하면 삼천리로 알아들으면서

반짝반짝 빛나는 전깃불 같았었는데

지금은 50살을 넘기고 70살도 넘기자

형광들으로 낡아버렸답니다.

무슨 것이든 한참을 궁리해야 답이나오고

오래된 컴퓨터의 커서처럼 한참을 깜빡거리다가 생각이 떠오르는 겁니다.

늘 내 눈앞에 오가던 단어들임에도

누가 물을라치면 도무지 그 해답이 생각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나마도 아예 생각이 나지 않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생각이 나는 것을 보면 그나마도 치매는 아닌 것 같아서

아직은 소망이 있다 여겨지기도 합니다.

산카에서 내준 숙제중에서

자유게시판은 무엇이고 아카데미교류방이 무엇인지

도무지 구분이 안가서

한참을 들여다보며 궁이를 해보니

자유게시판이란

그저 독백처럼 마음내키는 대로 아무거나 낙서처럼 쓰는 곳이고

대화방은 말대로 대화를 요청하는 방임을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