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달리 생각해 봐야 할 것들(1)

 오늘날 100세 시대라고 한다. 누구라도 이를 거부하지 않는 분위기일 뿐 아니라, 주위를 둘러봐도 과거보다는 많이 장수하는 편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를 지배하는 사고의 틀이나 정신적 바탕은 과거형의 것들이 많아서 이를 제대로 이해하거나 새롭게 조정이 필요한 부분들이 많아 보인다. 특히 공자 맹자의 견해 중에도 과연 오늘 날에 아무렇지 않게 적용을 해도 될까 염려될 것들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공자는 20세를 약관으로, 30세를 이립, 40세를 불혹, 50세를 지천명이라 하며 인간의 삶의 주기에 따른 처세와 명분을 설명하기도 하였다. 이렇다보니 60세는 이순, 70세는 고희라 하여 아주 드문 나이로 치게 되니 오늘날 100세 시대의 나이로 인생의 주기를 재구성한다면 이 연령의 의미들이 서로 부합하지 않는 경우에 부딪치기도 한다.

 또한 비교적 최근인 19세기의 조선시대 저술가이며 과학자인 혜강 최인기는 연령에 따라 독서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하면서, 20대는 무엇이든 탐색하고, 30대는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해야 하며, 40대는 얻은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하고, 50대는 새롭게 개척하지 말고 이미 이룬 것을 집대성하라고 했는데, 이는 오늘 날 인간의 수명주기와 당대의 주기가 서로 맞지 않음이 있으니 그 기본 취지가 어긋나기도 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현대화된 재해석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여전히 현재의 사회제도와 경제개념 속에서의 나이 인식을 과거 다르지 않게 하고 있는 편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편견이 깊게 내재한 지식구조에서 세상의 대상에 대해 반응하고 있는데, 이는 그간의 지식과 판단의 근거를 바꾸기에는 너무 뿌리가 깊고 튼튼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어린 나이에 형성된 우리의 자아 구조 역시 견고하여 외부로부터의 영향에 배타적이기까지 하므로, 변화를 수용하고 그를 따르는 일이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란 것을 잘 알게 된다.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고, 익숙한 사회제도와 체제는 서양으로부터의 19세기 식 나이 관점에서 개발되고 적용한 것들이다. 그에 따른 사회체제와 국가의 복지전략이므로 그 간의 환경변화에 따른 수정과 발전적 해체에 따른 개선 측면에서 볼 때 미흡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인간의 수명이 근래 들어 갑작스레 늘어난 느낌이 있기에 이에 대한 대비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대응 개념조차 세울 여유조차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갑작스런 환경변화가 야기 시킨 현상이며, 과제의 발생이 미처 대체안을 내기엔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셈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과제는 비교적 입체적이며 다면적으로 해결책을 요구하게 될 것이란 예상이 들며, 실현 가능하면서도 현실에 기반 하되 미래지향적이기까지 해야 할 것이다.

 이만 각설하고 본래의 논의로 돌아와서, 기원전 시대에 거론된 현자들의 견해를 현대에 적합하도록 재인식하거나 조정함에 있어 우리는 어떤 인식의 기준을 삼을 것인지를 고려하며, 보다 미래적인 대안을 제안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시대에 맞는 바르고 편안한 정신적 잣대를 통해 서로 부딪치지 않는 사고의 기준으로 우리의 정신과 행동을 이끌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불혹의 의미에 있어서 지금의 나이로 40세는 이제 삶을 이해하고 무언가를 제대로 해나갈 시점에 있음에도 과거의 수명으로 봐서 인생을 정리하는 관점의 개념은 지극히 마땅하지 않다. 또한 이순이라 하는 60세도 세상의 순리를 따르며 명을 마무리하는 시기로 보기에는 지금의 60세는 너무도 건강하고 세상의 이치뿐 아니라 할일도 무수히 남아 있는 때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이런 사고의 개념이 한편으로는 인간들의 마땅한 생각과 행동조차 억압하거나 오히려 방해하기에 적합한 낡은 기준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온고지신의 정신은 옳고 중요하지만, 실행을 위한 단서와 지침이 되기엔 매우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진지하고 폭넓고 효과적인 차원에서의 재해석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을 스스로 강하게 제기하고 싶다. 당연하게도 지금부터의 미래사회를 위해서라도 파괴적이지만 창의적이며, 보다 인간지향적인 정신 철학적 논의를 새롭게 재정비할 필요성에 많은 다수가 관심을 가지기를 앙망하는 것이다. 2019. 4. 23.(강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