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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범 작성일 2019-08-10
제목 무리에서 뒤쳐진 새를 응원하는 여든의 시인 조회수 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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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이 사랑하는 서정 시인 라이너 쿤체의 새 시집이 번역됐다.


쿤체는 옛 동독 정권의 탄압을 받다 서독으로 망명한 대표적인 저항 시인이다.


동독 정보부는 그를 감시하며 쓴 자료집에 " 파일명 서정시 " 라는 제목을 붙였고 


쿤체는 이를 같은 이름으로 책을 펴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가 85세 내놓은 신간 ' 나와 마주하는 시간 '


간결하고 절제된 언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느껴진다.


도나우 강을 건너는 철새 떼들을 바라 볼 때면 무리에게 뒤쳐진 새에 


조용히 응원을 보낸다.


'그게 어떤건지, 내가 안다/  남들과 발 맞출 수 없다는 것 /


어릴적부터 내가 안다 / 뒤쳐진 새가 머리 위로 날아 떠나면 /


나는 그에게 내 힘을 보낸다 '


여든이 넘은 시인은 삶의 너머를 응시한다.


시 ' 우리 나이 ' 에선 자신의 나이가


' 믿음에는 잡히지 않으며,  태초에 있었던 말씀은 존중하는 나이 '


라고 말한다. 땅의 순리를 받아들이는 나이가 된 그는 죽음조차 담담히 기다린다.


' 땅이 네 얼굴에다 검버섯들을 찍어 주었다 /잊지 말라고/ 네가 그것임을 ( 늙어) '              백수진 기자 ( 조선 )
강화석 노 시인의 깊은 성찰에는 도달할 수 없겠지만, 마음으로부터 동의가 됩니다.

아직도 세월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애쓰고 있으나,
이미 뒤쳐지고 서둘러 쫓아가기에도 벅차고, 그래서 서서히 멀어져가는 것들을,
그 심정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는 지금에,,,

이 모습들을 보고 있다면 독일의 노 시인께서 조금은 따스히 바라봐 주시기는 하실 것 같습니다.  
[ 2019-08-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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