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조이산어록(正祖李祘語錄) - 두려움-3

- 책임은 실력을 동반한다

『사기정의(史記正義)』는 장수절(張守節)이 편찬한 것인데 "『사기』는 52만 6,500자로 2413년의 일을 서술하였고, 『한서(漢書)』는 81만 자로 225년의 일을 기록하였으니, 이것으로 그 우열을 알 수 있다."라고 하였다. 후세에 이르러서는 『한서』에 비해 또 몇 만의 글자가 더 늘었겠는가. 사관(史官)의 재주가 세상의 수준과 마찬가지로 점점 못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증자고(曾子固) 『남제서(南齊書)』의 서문(序文)에 "양사(良史)는 그 명철함이 반드시 만사(萬事)의 이치를 두루 꿰뚫어 보고, 그 도가 반드시 천하의 쓰임에 맞고, 지혜가 반드시 알기 어려운 뜻에 통달하고, 문장이 반드시 드러내기 어려운 실정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하니, 그런 뒤에라야 그 직임을 말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너희 붓을 잡은 신하들은 이러한 뜻을 몰라서는 안 된다.

史記正義. 卽張守節所撰. 而以爲史記五十二萬六千五百言. 序二千四百一十三年事. 漢書八十一萬言. 序二百二十五年事. 優劣可知矣. 及至後世. 又視漢書. 增幾萬言乎. 史才之漸降如世級. 無奈何矣. 曾子固南齊書序所謂良史者. 其明必足以周萬事之理. 道必足以適天下之用. 智必足以通難知之意. 文必足以發難顯之情. 然後其任可得而稱也. 如爾秉筆之臣. 不可不知此意.

[네이버 지식백과] 책임은 실력을 동반한다 (정조이산어록, 2008. 1. 25., 고전연구회 사암, 손인순)

- 매일매일 시간을 만들어 독서하라

나는 젊어서부터 독서를 좋아해서 바쁘고 소란스러운 와중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정해놓은 분량을 읽었는데, 읽은 경(經)·사(史)·자(子)·집(集)을 대략만 계산해보아도 그 수가 매우 많다. 그에 대한 독서기(讀書記)를 만들고자 하여, 사부(四部)로 분류한 다음 각각의 책 밑에 편찬한 사람과 의례(義例)를 상세하게 기록하였으며, 끝에는 어느 해에 송독했다는 것과 나의 평론을 덧붙여서 하나의 책을 만들었다. 이는 내가 책에 대해서 품평한 것을 사람들이 모두 두루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 또한 여가 시간에 한가히 뒤적이면 평생의 공부가 낱낱이 눈에 들어와, 반드시 경계하고 반성할 곳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予自少喜讀書. 雖倥傯膠擾之中. 未嘗不日有課程. 所讀經史子集. 約略默計. 其數甚夥. 欲作讀書記. 以四部分其類. 每書下. 又以撰人與義例詳註之. 而末附以何年誦讀. 己意評騭. 作爲一書. 蓋不特味玆題品. 人皆可以廣周見. 予亦淸燕之暇. 閒加披閱. 平生工夫. 歷歷在目. 必多有警省處也.

[네이버 지식백과] 매일매일 시간을 만들어 독서하라 (정조이산어록, 2008. 1. 25., 고전연구회 사암, 손인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