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상                                                                 글  김홍구

    명상이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온 사방을 뛰어다니는 마음을 '지금ㆍ여기'로 조용히 가져오는 것입니다. 이게 명상의 전부라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듣기보다는 참 간단하지요?

   최고의 마음 상태란 오직 성인들만이 가질 수 있는 '무념무상'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기예가들이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낼 때 흔히 이야기하는 소위 ‘그님이 오신’ 그런 경지이지요. 지나고 나서야 알아차릴 수 있는 그런 경지이며, 가지려고 해도 가질 수 없는 경지, 그냥 저절로 와야 하는 그런 경지이지요. 그래서 일반 사람들은 쉽게 다다를 없는 경지랍니다. 그런 경지에 들어가고자 애쓰는 범인들의 마음자체가 이미 ‘유념유상’ 상태이니까요.

   ‘무념무상’만은 못하지만 그 경지를 어느 정도 따라가게 만드는 것이 ‘집중’입니다. 하루에 일정 시간 한 곳에 집중 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여러 가지입니다만, 현대의 복잡다양하고 욕심 가득한 삶들이 우리를 더욱 산만하게만 할 뿐, 오롯이 집중만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있습니다. 하루 온 종일 한 번도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까요.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하기만 한 마음은 우리에게 많은 에너지를 앗아가고 건강을 해치기까지 하지요.

   그러면 집중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건지 궁금하겠지요. 물론 앞에 놓여 있는 꽃에 해도 좋고, 촛불을 켜놓고 해도 좋고, 멀리 있는 백두산꼭대기에 해도 좋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움직임이 없는 곳에 집중하면 잡념들이 너무나 쉽게 밀려오지요. 그래서 움직이는 곳에 집중하려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활발히 크게 움직이는 자동차나 철새들이나 강아지에 집중하면 그 또한 마음을 너무 산만하게 하지요. 그래서 움직이되 약간만 움직이는 그런 대상에 집중하게 됩니다. 명상을 할 때 조용히 들락거리는 호흡에 집중하는 이유가 바로 그렇습니다.

   우선 전철 속도 좋으나 초보자는 가능한 조용한 곳이 좋겠지요. 장소는 어떤 곳에서도 상관없습니다만 혼자서 마음을 고요히 한 뒤 눈을 감고 호흡이 들어올 때는 ‘맑은 기운 채움’을 생각하고 호흡이 나갈 때는 ‘탁한 기운 비움’을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면 ‘채움’ ‘비움’만으로 줄여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명상의 종류에 따라 ‘채움’ ‘비움’ 대신 ‘일어남’ ‘사라짐’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때 호흡은 특별한 게 없는 평상 호흡입니다.

   이렇게 호흡에 맞춰 ‘채움’ ‘비움’을 생각하고 있으면 고삐 풀린 망아지가 마음 밭을 그냥두지 않습니다. 사정없이 뛰어 들어오지요. 그래서 우리는 온갖 상념에 끌려가게 됩니다. 가족과 다툰 일, 친구와 나눈 이야기, 회사에서 꾸중 듣던 일. 이것저것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렇게 상념이 뛰어 들어올 때, 이때가 중요합니다. 그냥 마음 놓고 있으면 우리는 그 상념에 하염없이 끌려 다니게 됩니다. 만약 잠자야 할 시간에 그런 상황이 되면 그런 갖가지 상념에 끌려 다니며 밤새 잠을 못 이루는 경우도 있지요. 그러나 명상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상념들이 뛰어 들어오는 걸 알아차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채움’과 ‘비움’ 이외에 다른 상념들이 들어오면 ‘상념’ ‘상념’ ‘상념’을 속으로 부르짖으며 ‘내 너 들어온 걸 알아차렸다. 이 녀석아!!’ 하는 식으로 경고를 주면 그 상념은 슬그머니 도망갑니다. 그러면 다시 호흡에 맞춰 ‘채움’과 ‘비움’으로 돌아옵니다. 말하자면 '지금 여기'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지요. 이게 명상의 전부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명상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아니 그렇게 간단한 걸 수 십 년씩 한단 말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단순한 수행을 수 십 년씩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렇다면 초보자와 고수가 다른 점은 뭘까요? 초보자는 크고 거친 생각만 알아차리게 되지만, 고수는 작고 여린 생각도 놓치지 않는 그 차이 딱 하나뿐입니다. 크고 거친 생각들이 들어오는 걸 알아차리다가 점차 고수가 되면서 작고 여린 생각들까지 모두 알아차리게 되면, 즉 작고 여린 생각까지 모두 알아차려 내 마음에서 떠나보내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무념무상' 상태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때의 희열은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가 안 된답니다.

   명상을 하게 되면 우리 모두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등, 좋은 점이 한 두 가지 아니지만, 딱 한 가지만 이야기 한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총명함을 잃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명상을 오래 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대뇌 피질이 젊은 시절같이 두터운 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당연히 통찰력과 예지력이 녹슬지 않겠지요.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 오라클의 래리엘리슨회장,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 필 잭슨 처럼 창의적이고 직관을 갖춘 CEO들의 배경에는 명상 수행이 있었으며, 구글, 도이치은행, 야후, 휴즈항공 등 세계적인 기업에서는 명상 전문가를 고용해서 임직원들에게 명상수행을 시키는 것을 필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하는 일이 없다면 명상을 함 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산에서나 지하철에서나 안방에서나.....

마하트마 간디가 한 말입니다.

“자신의 내면을 주의 깊게 성찰하고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심신과 영혼의 계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최상의 의무이다.“